[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슈트라우스家의 막내, 에두아르트의 왈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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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지휘자들이 매년 번갈아 지휘대에 오르는 빈 신년음악회가 새해 2018년에는 이탈리아의 거장 리카르도 무티 지휘로 열린다고 합니다. 무티에게는 1993년 처음 이 콘서트를 지휘한 이후 다섯 번째 자리입니다. 올해도 슈트라우스 집안 작곡가들을 비롯한 빈 왈츠와 폴카들로 콘서트가 채워질 것입니다.

‘슈트라우스 집안’이라고 했지만 ‘왈츠의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에게는 아들 셋이 있었습니다. 장남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음악 수업을 계속하자 아버지 슈트라우스는 집을 나가 새 살림을 차렸습니다. 결국 둘째 아들인 요제프 슈트라우스,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사진)도 왈츠와 폴카의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둘째 요제프가 1870년 세상을 떠난 뒤 이 ‘음악 명가’의 명성은 위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막내 에두아르트를 깔보았던 지휘자 겸 작곡가 카를 미하엘 치러는 ‘구(舊)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라는 유령악단을 만들어 인기를 얻기까지 했습니다. 에두아르트는 소송을 걸어 치러가 ‘슈트라우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미 치러의 인기는 슈트라우스 가문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1899년, 맏형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도 세상을 떠나자 실의에 잠긴 에두아르트는 2년 뒤 자신의 악단을 해산하고 은퇴해 버렸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와중인 1916년이 저물어가던 12월 28일, 그는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전쟁에 진 오스트리아는 한동안 빈 왈츠의 영광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슈트라우스 가문의 라이벌이었던 치러도 1922년 가난 속에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빈 신년음악회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 2세의 왈츠나 폴카 외에도 에두아르트나 치러의 작품이 연주되곤 합니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한 올해(2017년) 음악회에서는 에두아르트의 ‘즐거운 폴카’, 치러의 오페레타 ‘보석명장’ 삽입곡 등이 연주되었지만, 미리 공개된 2018년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에서는 이 두 사람의 작품을 찾을 수 없어 아쉬움도 듭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슈트라우스#왈츠의 아버지#요한 슈트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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