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7월 31일]준공 5개월 앞두고 무너진 신행주대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1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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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7월 31일 무너져 내린 신행주대교. 동아일보DB
1992년 7월 31일 무너져 내린 신행주대교. 동아일보DB

1992년 7월 31일 서울 강서구 개화동과 경기 고양시 행주외동을 잇는 신행주대교가 무너져 내렸다. 연말 준공에 앞서 상판 60~70m 간격 마지막 연결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이 다리는 구행주대교가 교량 폭이 좁고 노후화한 데다 일산 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교통량이 크게 늘자 1987년부터 폭 14.5m, 길이 1460m로 건설하던 중이었다. 붕괴 원인은 임시로 설치한 가교각 2개가 상판의 무게를 못 견딘 것이었다. 사고 당시 교각 10개가 차례로 무너졌고 상판 41개가 강물로 빠져들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작업이 끝난 저녁 시간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동아일보 1992년 8월 1일자 기사는 한국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행주대교 붕괴사고를 보도한 1992년 8월 1일자 동아일보 1면.
신행주대교 붕괴사고를 보도한 1992년 8월 1일자 동아일보 1면.


‘경남 남해군 창선대교 붕괴사고가 난지 하루 만에 서울과 경기 고양시를 잇는 신행주대교가 준공 5개월을 앞두고 무너져 내렸다. 이 같은 대형 교량 붕괴사고는 지난 1989년 올림픽대교 접촉교량 붕괴와 1991년 3월 팔당대교 붕괴사고에 이어 일어나고 있어…’ 올림픽대교, 팔당대교, 창선대교 사고와 함께 발생한 인재였다.

신행주대교와 제2신행주대교(왼쪽). 제2신행주대교는 1996년 착공해 2000년 12월 준공됐다. 동아일보DB
신행주대교와 제2신행주대교(왼쪽). 제2신행주대교는 1996년 착공해 2000년 12월 준공됐다. 동아일보DB

특히 건설부가 그해 5, 6월 실시한 정부발주공사 안전진단에서도 문제점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점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컸다.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사고 뒤에도 수년 뒤 붕괴 참사가 계속됐다는 점이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선 사고들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 채 부실 시공과 허술한 관리가 빚은 결과물이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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