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오영태]대형 교통사고, 이젠 시스템으로 막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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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즐거워야 할 여름 휴가철인데 이곳저곳에서 교통사고 소식이 들려 안타까운 마음이다. 특히 40명이 넘는 사상자를 발생시켰던 영동고속도로 버스-승용차 추돌사고 동영상은 섬뜩한 장면이었다.

교통사고는 대형 차량일수록 그 피해가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버스나 화물차 같은 대형 차량에 의한 사고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데 최근 3년간 고속도로 사고 통계 분석 결과, 전체 사망자 942명의 10.8%인 102명이 졸음운전 때문이었다. 교통사고 법규 위반별 항목 중 안전운전 불이행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졸음운전’을 가장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같이 안타까운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서 비상자동제동장치(AEB)라는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기에 장착에도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운전자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서둘러 마련되고 있다. 장거리 버스나 화물자동차 운전의 경우 사고 예방을 위해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을 운전할 수 없도록 규정을 둔 것인데, 논의되기 이전에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근로의 기본권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운행기록계 점검을 통해 주행 시간과 속도, 거리도 기록하도록 해 규정을 어기는 경우 과감한 제재 조치도 반드시 가해져야 할 일이다.

한 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Education)과 단속(Enforcement), 시설(Engineering)을 함께 아우르는 ‘삼위일체’의 범정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안전 강화 차량(Enhanced Safety Vehicle)’인데 최근 많이 알려져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여기에 해당한다. 졸고 있는 운전자를 대신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량을 세우고, 차선을 이탈하는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해 주는 기능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4가지를 ‘4E 전략’이라 부를 수 있는데, 이러한 전략이 체계화된다면 흔히 말하는 인적 요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여름 휴가철#교통사고#대형 차량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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