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카페]초심을 유지하는 ‘3正’의 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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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둥이 직접 말하는 나의 경영방식’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에 이어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상청(京東商城·JD닷컴)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징둥의 성장 속도도 빠르다. 2004년 베이징 중관춘에서 한 달 매출이 불과 수백만 원의 작은 회사로 출발해 10년 만인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2015년 총거래액 4627억 위안(약 83조2860억 원), 영업이익은 1813억 위안(약 32조6340억 원)이다. 소비자들이 징둥에 호감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판매 제품에 가짜가 없고, 배달이 신속하다는 것이다. 창업자 류창둥(劉强東·42) 회장은 장쑤 성의 시골 출신으로 일본계 건강보조기구 ‘저팬라이프’에 다니며 모은 2만 위안(약 360만 원)으로 창업한 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자수성가형 벤처 기업인’이다.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비슷하다.

‘류창둥이 직접 말하는 나의 경영방식(劉强東 自述, 我的經營模式)’은 류 회장 본인이 직접 경영 철학과 인생관을 전하는 첫 번째 책이다.

류 회장은 책 첫머리를 “초심을 유지해 가짜를 팔지 않는다”고 시작한다. 2007년 경쟁이 치열해져 손해가 커지자 ‘눈 한 번 딱 감고’ 가짜 상품을 팔아 보라는 충고와 유혹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징둥은 가짜 제품을 ‘천적(天敵)’이자 ‘불구대천의 원수(死敵)’로 여기는 것을 영원한 가치관으로 삼았다고 류 회장은 소개한다.

그는 징둥의 핵심 가치관을 한 글자로 하면 ‘정(正)’이라고 했다.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 중에는 영수증을 좀 더 싸게 끊어서 세금을 줄여 줄 수 없느냐고 물을 때도 있었지만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런 서비스가 없다”고 말했다.

그가 징둥 창업 후 나스닥 상장까지 10년 동안 꼭 지켰다는 3가지가 있다. 그중 첫 번째도 앞서 소개한 ‘가짜를 팔지 않는다’였다. 둘째는 ‘최후 1km’ 중시다. 그는 물건 주문, 생산자로부터의 제품 공급, 배송 그리고 반품 처리 등 전자상거래는 34단계를 거치지만 그중 ‘소비자와 만나는 마지막 1km 배송’이 가장 핵심적인 단계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최종 배송 센터장 훈련을 하고, 센터장이 되기 전에는 6개월가량 ‘센터장 보조’로 실습을 거친다. 셋째는 징둥만이 아닌 관련 업체 전체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징둥은 6월 초 업계 처음으로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물건을 창고에서 최종 배송센터까지 옮겼다. 앞으로 교통 오지 등에 드론을 이용해 배송하는 등 전자상거래 혁신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이다.

류 회장은 앞으로 10년간의 징둥의 목표도 제시했다. 세계적 유통 기업이 되는 것, 좀 더 다양한 전자상거래 생태계 건설에 기여하고 공평 공정하게 창업자와 중소기업이 성장하게 하는 것,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좀 더 선도적인 기술로 전자상거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다.

알리바바에 가려 2위에 머물고 있는 징둥의 다짐도 있다. “징둥의 성장 과정은 경쟁 기업을 하나씩 추월해 온 과정이다. 조금도 과장 없이 얘기한다면 징둥의 역사는 부단히 ‘거인’을 추월하는 역사였다.” 그가 창업 이후 항상 품어 온 꿈은 “최고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알리바바를 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준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류창둥#경영#징둥상청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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