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재테크]노후준비는 빠르게… 은퇴는 늦게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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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수험생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를 골라 해당 학교에서 학력고사를 치러야 했다. 그래서 ‘눈치작전’이 심했다. 경쟁률이 낮은 곳에 마지막 순간 지원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는 작전이었다. 입학원서 제출의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이 작전의 핵심이다.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에도 타이밍이 중요한 순간이 있다.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타이밍, 이후 적절한 자산 관리 타이밍, 은퇴 타이밍 등이 그것이다.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타이밍은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그 시점이 바로 노후 준비 시작의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소득이 적다고, 다른 곳에 쓸 곳이 많다고 노후 준비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늦출수록 타이밍 잡기가 더 어려워진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다 보면 노후 준비는 항상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나중에 노후 준비를 시작하면 그때는 처음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보다 은퇴에 더 가까워졌을 때이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더 많은 노후 자금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시작 타이밍을 잡았다면 이제 자산 관리의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노후 자산 관리의 핵심은 연령에 맞춰 알맞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조정하는 데 있다. 젊을 때는 은퇴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고, 위험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기 때문에 주식, 펀드와 같은 수익성 좋은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여 그동안 모은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수십 년에 걸친 자산 관리 기간 중 어떤 시점에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해야 하는지가 일반 투자자에겐 매우 어렵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타깃 데이트 펀드’다. 미국에서 대표적 노후 자산 관리 상품으로 자리 잡은 이 펀드는 펀드마다 특정 시점(은퇴 시점)을 설정하고 그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적절하게 비중을 조절한다. 목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주식 자산은 줄이고 채권 자산은 늘려 수익성과 안정성을 조율한다. 자신의 은퇴 시점과 유사한 목표 시점을 가진 펀드를 찾아 투자하면, 은퇴할 때까지 펀드가 알아서 비중을 조절해줘 따로 포트폴리오 조절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고민할 타이밍은 은퇴 시점이다. 언제 은퇴를 하느냐에 따라 노후 준비의 양과 노후 생활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은퇴를 늦게 할수록 준비해야 하는 노후 자금의 양은 줄어들고, 노후 생활의 질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은퇴를 일찍 하면 그만큼 더 많이 준비해야 된다. 노후 준비의 시작은 최대한 빠르게, 은퇴는 최대한 늦게, 포트폴리오는 연령에 맞게 잘 조절한다면 우리의 노후가 어려워질 일은 없을 것이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硏 수석연구원
#노후준비#은퇴#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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