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기업정보 유통에 소셜미디어 역할 증대… 순기능 활용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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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투자자들은 위키피디아와 같은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기업의 재무 상태와 이익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직접 위키피디아를 이용하거나 검색엔진을 사용한다. 그런데 검색엔진을 사용하더라도 결국 상위 랭킹 결과들은 위키피디아 페이지인 경우가 많다. 누구라도 편집을 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에는 기업 경영자들에 의해 통제된 정보가 아니라 외부인들의 균형 잡힌 시각으로 구성된 내용이 많이 들어 있다.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자와 애널리스트 역시 기업이 공식 채널을 통해 유포한 정보 이외에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칭화대의 선신쉬 교수 등은 소셜미디어로 인한 투자정보 환경의 변화가 경영자들의 자발적인 정보 공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한편 경영자들의 기업 성과 부진에 대한 자발적인 정보 공시가 투자자들의 시장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위키피디아 기업 페이지에서의 정보 취합 활동이 활발했던 약 5년여 동안 375개의 상장 기업 중 실제 주당순이익이 애널리스트의 예측 이익보다 낮았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 경영자는 대체적으로 정보의 불균형이 클수록, 즉 애널리스트들 간의 예측 주당순이익의 편차가 클수록 부정적인 기업 성과 정보를 늦게 공시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페이지의 편집 활동이 활발할수록, 즉 많은 사람들이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취합하고 있는 상황일수록 정보 공시 시점이 앞당겨졌다. 다시 말해서 위키피디아를 통한 정보 환경의 변화로 경영자들은 예전처럼 정보 불균형 상황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가 어렵게 됐다.

한편 경영자들 역시 위키피디아의 존재로 인해 애널리스트들의 예측 때문에 회사가 영향을 받는 일이 줄었다. 갈수록 투명성이 강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기업 경영자들은 위키피디아 같은 신규 플랫폼을 회피하거나 직접 개입해 유리한 정보를 조작하기보다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정보 투명성이 주는 순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문재윤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경영#기업정보#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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