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면접관 행동 따라하면 합격 가능성 높아진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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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본능을 가진 인간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 행동모방은 대화 상대와의 친밀감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발을 흔들 때 모방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그 행동을 따라 하면 높은 면접 점수를 받는다거나 손님의 주문을 그대로 복창하는 종업원이 팁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행동모방이 늘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행동모방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은 모방하는 행동이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일 때다. 언짢은 말투 등 부정적인 행동을 모방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미국 텍사스기술대와 드루대의 공동연구진은 부정적인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54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가상의 채용면접을 했다. 참가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집단1은 부정적인 말투의 질문을 받았고, 집단2는 중립적인 말투의 질문을 받았다. 11개의 문항으로 이뤄진 질문은 사전에 녹음해 모든 참가자들이 같은 내용과 같은 말투로 들을 수 있게 했다. 면접을 마친 다음 참가자들의 면접성과(채용 가능성 등)에 대해 평가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질문에 답하면서 면접관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경향이 컸다. 또한 부정적인 말투로 질문 받은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가 중립적인 말투로 질문 받은 참가자들에 비해 나빴다. 면접관의 부정적인 말투를 참가자들이 모방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면접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람들은 소속감을 공유할 때 쉽게 친밀해진다. 이처럼 사람들이 대화 상대의 몸짓과 말투를 모방하고, 이를 통해 유대감 형성에 기여하는 현상을 카멜레온 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카멜레온 효과가 부정적일 때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카멜레온 효과는 무의식적인 작용이기에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 상대방의 부정적인 말투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말투를 유지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면접과 같은 상황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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