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대한민국 ‘핫 플레이스’ 서울 강남역사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강남역 인근 매출 38.6%가 성형외과
20대는 북쪽, 30대 이상은 남쪽에 몰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바로 옆 한 건물 외벽에는 O, 또 다른 O, L, S성형외과 간판이 층마다 걸려 있다. 인근 다른 건물들 중에도 성형외과 간판 서너 개 사이에 치과나 피부과 한두 개가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강남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직선거리 100m(도보 2분) 안에 있는 성형외과만 무려 50개에 육박한다. 일부 성형외과는 중국인 ‘성형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중국어 간판을 함께 걸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인천국제공항 다음으로 많다고 알려진 강남역에서 가장 매출액이 높은 업종이 성형외과였다. 성형외과가 강남역 인근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38.6%.

SK텔레콤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지오비젼’과 지난해 9월 한 달간 강남역 인근 현대카드 사용액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조사는 강남역을 중심으로 남북 길이 약 1km, 동서 길이 약 600m 지역을 4분위로 나눠서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하는 총 매출액 중 성형외과를 포함해 병원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58.0%에 이른다. 성형외과 다음으로는 치과(9.0%)와 피부과(5.8%)가 많은 매출액을 올렸다. 안과(2.6%)와 일반의원(2.5%)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일반음식점이 14.3%로 병원 다음으로 매출액 비중이 높았다. 의류와 생활잡화가 각각 7.8%, 5.2%로 뒤를 이었다. 주점(3.9%)과 음료·제과점(2.6%) 역시 강남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이런 업종별 비중은 강남역을 중심으로 남쪽이냐 북쪽이냐, 동쪽이냐 서쪽이냐에 따라 꽤 차이가 난다. 삼성그룹 서초사옥이 있는 ‘남서 존(Zone)’은 일반음식점(24.2%)과 음료·제과점(7.4%)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의류 매출액 비율은 ‘북동 존’이 12.1%로 네 지역 중 가장 높았다.

업종별 비중은 해당 지역을 어떤 연령대가 많이 찾느냐와 연관이 깊다. 남서 존과 남동 존은 20대 비율이 각각 25.1%, 24.6%밖에 안 돼 북서 존(33.4%)과 북동 존(32.4%)보다 훨씬 낮다. 반대로 30대는 강남역 남쪽(남서 31.2%, 남동 30.8%)이 북쪽(북서 27.4%, 북동 28.5%)보다 훨씬 비율이 높았다. 40, 50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10대는 북쪽에서, 60대는 남쪽에서 비율이 더 높았다. 한마디로 10, 20대는 강남역 북쪽을, 30대 이상은 남쪽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같은 강남역 인근이라도 주변 상권에 따라 연령대별 유동인구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30, 40대의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서초 삼성타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핫 플레이스#강남역사거리#서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