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몽상은 시간 낭비? 멍때릴때 두뇌 움직임 더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몽상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게 통념이다. 하지만 항상 나쁘기만 할까. 몽상에 빠진 사람은 겉으로 보기엔 외부의 정보를 받지 않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두뇌는 의식하지 못한 어떤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몽상을 할 때 두뇌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는 처리하지 않지만 기존 기억을 다시 탐색한다. 저장된 정보를 종합하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과제라면 몽상이 과제수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몽상과 과제수행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될까.

미국 코넬대 등 공동연구진은 몽상과 과제수행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얼굴 인식 실험을 진행했다. 얼굴 인식 실험은 얼굴 사진 여러 장을 잇달아 보여주고 특정 사진이 이전에 제시된 얼굴 사진과 일치하는지 묻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유명 인사의 사진을 보여줬고 다른 집단에는 무명 인사의 사진을 제시했다. 유명 인사의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얼굴을 인식할 때 기존 기억에 의존해 판단한다. 외부 정보를 받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몽상에 빠진 상황과 비슷하다. 무명 인사의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어야 한다. 몽상에 빠지지 않은 일반적인 상태와 비슷하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활용해서 참가자의 두뇌 활성화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유명 인사의 사진을 본 참가자들이 무명 인사의 사진을 본 참가자들보다 두뇌 활성화의 정도가 훨씬 컸다. 또 두뇌의 활성화 정도가 클수록 사진 일치 여부를 더 정확하게 맞혔다. 결국 몽상에 빠진 상황처럼 외부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지 않고 기존 정보만으로 과제를 수행할 때 두뇌의 작용이 훨씬 활발하고 생산성도 높다는 얘기다.

몽상은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원천이다. 특히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다뤄야 하는 과제를 처리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몽상은 주로 휴식을 통해 이뤄진다. 그래서 몽상을 하려면 적절하게 쉬어야 한다. 휴식할 때는 그저 쉬기만 해야 한다. 게임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면 새로운 정보를 얻기 때문에 몽상에 빠질 수 없다. 휴식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몽상#낭비#시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