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ERICA 학생부전형, 자소서-면접 안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점수로 꿈-끼 판단할 수 없어”…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 안해

교육부가 올해부터 대학 입시 전형이 고교 교육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하면서 사교육이 필요 없는 ‘착한 입시’를 추구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한양대 ERICA 캠퍼스가 대표적인 예다.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기존의 ‘미래인재 전형’이라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올해부터 ‘학생부 종합평가’로 바꾸며 파격을 시도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부 내용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 하면 으레 떠오르는 자기소개서, 면접, 추천서 등을 일절 받지 않는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지 않겠다는 취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이 같은 전형 내용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졌다. “도대체 무엇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려고 하는 것이냐?”라는 질문도 나왔다. 한양대 ERICA 캠퍼스가 말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핵심은 학생부 그 자체이다.

양내원 ERICA 입학처장은 “입학사정관 전형 초기에는 학생부가 성적과 학적 관리 자료로서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평가를 위해서는 자기소개서 같은 추가 서류를 요구하거나 면접 등으로 학생부를 보완해야만 했다”면서 “이제는 학생부에 동아리, 진로 활동 등 세부 활동사항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평가자료로서의 활용가치가 충분히 높아졌기 때문에 우리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하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에는 한양대 ERICA 캠퍼스만의 인재 선발 철학이 담겨 있다. 상당수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받는 이유는 학생부에 대한 신뢰가 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마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의 유사성 검증에서 적발되기도 하고, 검증 절차인 면접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런 절차는 수험생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는 데다 자기소개서 클리닉, 면접컨설팅이라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 받는다.

한양대 ERICA 캠퍼스는 불신을 전제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비교육적이라는 철학과 사교육 유발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겠다는 두 가지 의지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폭 간소화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한양대학교#한양대 ERICA 캠퍼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