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직장맘 vs 전업맘… 멀리 내다보고 선택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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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삶에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한 보상이 뒤따른다. 삶을 긴 호흡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이 사실을 경험할 것이다. 남성에게 의존하는 반쪽 삶에 안주해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레슬리 베네츠·웅진윙스·2011년) 》

최근 신한은행이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시간제 창구직원을 모집한 결과 약 2만 명이 지원했다. 앞서 시간제 근로자로 경력단절 여성을 뽑은 기업에도 수만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이 일자리에 대한 갈증을 얼마나 크게 느끼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뉴욕타임스 기자인 저자는 직장에 다니며 두 자녀를 키운 여성이다. 그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기혼여성들을 인터뷰해 왜 여성이 일을 포기하면 안 되는지, 경제적 자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자신이 전업주부가 된 것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정은 자신의 가치를 반영한 현명한 선택이므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적 의존에 따른 실질적 문제는 우리 귀에 익숙한 ‘선택’이나 ‘가치’ 혹은 ‘존경’과 같은 추상적인 말로는 풀 수 없다.”

책에는 여성이 경제적 자립을 포기할 때 벌어지는 여러 불행한 사례가 소개돼 있다. 저자는 인터뷰한 여성들 중 상당수가 남편의 사망이나 실직, 갑작스러운 이혼 등을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것에 놀랐다.

2007년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판됐을 때 전업주부와 일하는 여성 간의 뜨거운 논쟁이 붙기도 했다. 저자는 “나는 전업주부의 선택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함정이 숨어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다른 선택을 내린 여성의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 가르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 대신 멀리 내다볼 때 어떤 선택이 행복한 삶을 가져올지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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