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원조국 코리아]이돈구 산림청장… “한국 녹색성장, 국제기구 창설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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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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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저탄소 녹색성장과 산림 정책이 아시아 각국의 폭넓은 호응 속에 국제기구 창설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4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가한 11개국 외교장관 전원이 서명한 ‘한-아세안 산림협력협정’이 9개월 만인 이달 5일 발효됐다. 다음 달 1일에는 관련 국제기구가 출범한다.

한국에 본부를 둔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Asian Forest Cooperation Organization·이하 아포코)다. 산림분야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시도되는 국제기구이며 한국 주도로 아시아권을 포괄하는 국제기구가 설립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주도한 이돈구 산림청장(사진)은 한국의 산림 정책이 각국의 호응을 얻어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림청장으로 취임(2011년 2월)하기 전 서울대에서 30여 년 동안 교수(산림환경학과)로 지내면서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청와대 등 각계에 제안했다.

“한국이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지원받아 이룩한 녹색 산림분야의 경제적, 학문적 역량을 아시아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에 되돌려주자는 취지였어요.”

그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정치 통상 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며 “우리만의 독특한 정책 브랜드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발판으로 이 지역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높여 줄 수 있는 산림분야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안은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기구 설립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준비를 거쳐 협정 발효에 이어 출범으로 이어졌다.

이 청장은 “2010년 1000만 명의 이재민을 낸 파키스탄 홍수, 지난해 18조 원의 피해를 낸 태국 대홍수 등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었다”며 “아시아권에서 한국의 풍부한 치산 기술 등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포코는 앞으로 산림 파괴와 훼손지 복구, 사막화 및 산림재해 방지 등 기후변화 관련 대응과 함께 석박사급 인력 양성, 기술 전수, 정보 공유, 임산물 기술 교류 등 폭넓은 산림분야 협력 사업을 벌이게 된다.

이 청장은 “아포코는 우리나라의 산림 신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국제기구”라며 “전 세계 산림의 20%를 차지하는 이 지역에서 산림 분야의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하고 한국의 브랜드를 격상시키며 향후 탄소배출권 등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앞으로 아포코를 아세안 외에 몽골, 네팔,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고루 참여하는 기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스웨덴 왕립 한림원 정회원이자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IUFRO) 회장 부회장직을 10년간 지낸 임학자다.

한편 한-아세안 산림협력협정 발효와 아포코 사무국 개소를 기념해 2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에서는 ‘한-아세안 산림장관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는 한-아세안 국가간 장기적인 산림협력 강화를 위해 ‘서울산림선언’(가칭)이 채택될 예정이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국 녹색성장#이돈구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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