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개성공단發 훈풍에 현대아산 “금강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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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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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산업부 기자
김상운 산업부 기자
개성공단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현대아산이 들썩거리고 있다. 2008년 박왕자 씨 총격 피살사건으로 3년 넘게 관광사업이 중단되면서 적지 않은 고통을 겪은 현대아산이 사업 재개의 희망을 품게 된 것이다.

최근 대북사업에 유화적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부가 개성공단 진입도로 복구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등 대북사업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2000년부터 북측과 합의서를 체결하고 직접 시공에까지 뛰어든 현대아산으로선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고통은 컸다. 한때 1100명에 달했던 직원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현재 290명만 남았다. 남은 직원들도 임금 삭감과 순환 무급휴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아산 임직원들 사이에선 “이번 정권에서 금강산 사업 재개는 물 건너갔다”는 비관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성공단 일부 시설에 대한 공사허가를 계기로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에도 나설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추측이 현대아산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내 핵심시설 대부분을 지은 현대아산은 정부가 도로복구에 이어 소방서와 응급 의료시설 건설에도 착수한 것에 고무돼 있다.

소방서 공사 규모가 50억 원가량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매출이 급감해 ‘비무장지대(DMZ) 생태관광’ 등 대체사업까지 모색하는 열악한 상황에선 ‘가뭄에 단비’이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교역을 금지한 정부의 지난해 5·24 대북 제재조치 이후 현대아산이 개성공단에서 이미 계약은 했지만 건설이 중단된 공사 규모만 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낙관적이지 않다. 현대아산은 북한이 올 4월 독점사업권을 폐지한 이후 장경작 사장이 금강산을 세 차례 찾아 협상을 벌였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회사를 떠난 동료들이 복직돼 함께 금강산에 들어가는 꿈을 요즘도 꾼다”며 “남북 당국이 하루빨리 만나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 주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을 따라 늘 남북출입사무소(CIQ)까지만 동행했던 기자도 조만간 금강산에 들어가 현장을 취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상운 산업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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