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쉽습니다/취임 1년 민선5기 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8>염홍철 대전시장

  • Array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과학벨트-세종시 마무리 됐지만 정부 예산-인력지원 여전히 부족”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염홍철 대전시장(사진)은 ‘운 좋은 시장’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명박 정부 들어 표류하던 세종시 문제가 지난해 12월 관련법의 국회통과로 6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것. 또 전국이 떠들썩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전을 거점지구로 정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두 가지 대규모 국책사업은 2∼6년간 대전 충청지역의 최대 이슈였다. 전임 시장 도지사 때 해묵은 과제가 염 시장 때, 그것도 임기 불과 1년 안에 충청권 희망대로 됐으니 겉보기엔 ‘공’을 염 시장이 차지한 셈이다.

관선(1993년) 한 번, 민선 두 번을 지낸 ‘고참 광역자치단체장’인 그는 시정의 아쉬움과 고충을 묻자 지역적인 문제보다 중앙정부와의 관계 등을 주로 말했다.

―3선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지방자치 20년을 평가한다면….

“지자체마다 시민 지향적인 봉사행정,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의 강화, 경영기법의 도입 등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하지만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직선제 선출에 따른 포퓰리즘, 실적쌓기용 전시행정 등 폐단도 많았다. 특히 지자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사무위임은 수적으로는 증가했으나 내용적으로는 예산과 인력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

―‘고참 광역단체장’으로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중앙정부의 중앙집권적 사고는 지방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지방자치가 중앙예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 및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돼야 한다. 지자체장은 당선된 뒤에는 90% 이상의 업무가 행정이다. 따라서 정치적 발언이나 행보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선거 때 현행 정당 순서의 기호를 추첨제로 전환함으로써 인물 본위의 투표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4년 만에 다시 시장이 됐다.

“세종시 원안 추진에 따라 대전은 명실공히 제2의 수도권으로 부상했다. 또 38년 역사의 대덕연구단지에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가 확정돼 이제 대전은 한국의 과학기술 메카는 물론이고 국부(國富) 창출의 중심지가 됐다. ‘대한민국 신중심도시’라는 대전의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모든 공을 시민들에게 돌리고 싶다.”

―‘포용과 집적의 대전’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대전을 우리나라의 새로운 중심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전이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해 신중심이라는 게 아니라 현재 수도권이 누리고 있는 독점과 배타적 중심을 파괴하자는 것이다. 독점이 아닌 클러스터를 형성해 가치를 공유하는 포용과 집적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생각의 표현이다. 세종시와 상생발전하는 대전, 첨단과학기술의 세계적 중심도시로서의 대전을 만들어 그 혜택을 전국으로 확산시키자는 취지다.”

―중앙정부에 대한 아쉬움은….

“과학벨트 대전 입지라든가 엑스포과학공원 내 HD드라마타운 유치 등은 단순히 특정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진흥과 사업화를 촉진하고 한국 영상산업 발전에 커다란 전기가 되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이런 사업은 지역 특성과 강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육성이 절실하다. 중앙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지방의 다양성과 지방 간 차별성에 대해 더욱 많은 이해와 노력을 해야 한다.”

―과학벨트 용지매입비를 수혜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과학벨트는 공모사업이 아니었다. 용지 매입비와 관련해 어떠한 조건도 없었다. 당연히 국책사업을 주도하는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한다. 다만 대전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서 행정적 지원이나 정주 여건 개선 등을 통해 성공적인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상급식, 도시철도2호선 노선안 등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무상급식이나 도시철도 등의 추진에 있어 진정성이 전달되지 못해 일부 오해와 왜곡으로 시간을 끌고, 갈등이 초래된 점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갈등이 상존하는 제도다. 그런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가는 것 역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시정에 젊은 세대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

“오프라인을 통한 소통과 공감의 장을 갖기도 하지만 새로운 통신수단 등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오래전부터 싸이월드를 해왔고, ‘일촌맺기’를 통해 하루 방문자가 10만 명(누계)을 넘은 적도 있다. 최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시간을 할애한다. 직접 하다 보니까 상대방에게서 ‘시장님이 맞느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다. 다양한 시민들과의 쌍방향 대화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최근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대전시티즌도 연루돼 있다.

“대전시티즌 2군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관여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선 경기 전 장면의 비디오 판독을 통하여 승부조작 개입을 원천 봉쇄하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범적인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다는 각오로 인사, 경영, 선수 스카우트, 감독 및 코치 영입 등 구단 운영 전반에 걸쳐 쇄신책을 추진하겠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