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해양 블루오션 아라뱃길이 첫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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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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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 경제부 차장
황재성 경제부 차장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달 1일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양 부문에서 ‘블루오션’을 찾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최근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하는데 해양 부문이 새로운 시장인 것 같다”며 “선박관리와 마리나, 요트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인 사업분야까지 언급했다. 그동안 국토부의 사업 계획이 국토 가운데 육상 부문의 활용에만 치중해 있었다는 점에서 권 장관의 발상은 반길 만하다.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동안 정부의 국토 정책은 주로 육상에 치중돼 왔다. 또 주 5일제 수업 도입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날 것을 고려할 때 마땅히 찾아갈 곳이 없는 현실에서 필요한 마리나나 요트시설은 사회기반시설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해양레저가 어느 정도 산업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2006년에 이미 요트 인구가 1만 명을 넘었고,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해양레저가 주목을 받는다는 선진국의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10월 개통될 경인아라뱃길의 운영은 중요한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이다. 경인아라뱃길의 주 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서울 여의도에서 출발해 인천 앞바다 섬들을 경유하는 여객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4인 가족 기준 왕복요금도 6만∼7만 원대로 저렴하게 책정할 방침이다. 자동차 하루 기름값 정도로 한강과 서해 앞바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그동안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볼거리도 많다. 여의도터미널에서 김포터미널까지는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데 각종 선상 이벤트를 즐길 수 있고, 국내 최초로 갑문(閘門)에 물을 채워 배가 이동하는 이색적인 체험도 할 수 있다. 김포에서 인천터미널에 이르는 경인아라뱃길에는 ‘수향(水鄕) 8경(景)’과 ‘파크웨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고 있다. 수향 8경은 아라뱃길 가운데에서도 경관이 뛰어나고 물길이 아름다운 지역이나 하천 주변에 조성되는 볼거리들이다.

여행업계에서는 벌써 하루 관광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여행상품을 준비 중이다. 정상적으로 운영만 된다면 도로를 이용해 산과 바다를 찾았던 여행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만큼 해양레저에도 신기원이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토부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온 4대강 사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4대강의 핵심사업인 보 건설과 준설공사의 성패는 이번 장마를 치르면 사실상 결정이 날 것이다.

다음으로 논란이 될 사업은 4대강 주변지 개발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올해 4월 4대강 주변지역에 주택과 레저시설을 짓도록 하는 ‘친수구역특별법’ 시행령을 제정하는 등 제도 정비까지 마쳤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주춤거리고 있다. 일반 여론도 썩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환경훼손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일반 시민들이 강과 바다를 통한 레저가 어떤 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경험한다면 여론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장관이 기대하는 블루오션의 첫 단추가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잘 끼워지길 기대한다.

황재성 경제부 차장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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