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삼성 임원들 염색바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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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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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제가 됐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젊은 조직론’이 삼성그룹은 물론이고 재계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습니다. 임원 채용에 나이로 선을 긋는 풍토가 생기는가 하면 삼성 임원들 사이에서는 물리적인 나이를 떠나 외모적으로 젊어 보이려는 트렌드가 새로 생겼다고 합니다.

최근에 만난 한 50대 중소기업 임원은 “헤드헌터들이 이 회장의 발언 이후 55세 이상은 잘 받으려 하지 않는다”고 푸념을 하더군요. 물론 이 회장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젊은 것인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그룹 신임 사장단의 평균연령이 51.3세로 낮아지면서 55세가 일종의 새로운 ‘유리 천장’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50대가 이제는 한창 일할 나이고 ‘베이비부머’들이 몰려 있는 연령대여서 이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군요. 평균수명도 길어져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삼성그룹 안에서는 염색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백발이나 흰머리를 감추지 않고 다니던 40, 50대 임직원들이 최근 잇따라 짙은 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이를 두고 ‘젊은 조직론’에 부합하려는 삼성 내부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한 계열사 사장은 흰머리가 많은 임직원을 보면 “보기가 좋지 않다. 염색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물론 삼성그룹 측은 일부 임원의 염색과 ‘젊은 조직론’은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젊은 조직’은 조직원의 물리적 나이나 얼굴, 머리카락 색 등의 외모로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유연한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얼마 전 사회 전반적으로 ‘동안(童顔) 열풍’이 불었지만 요즘에는 시들해진 것 같더군요. 55세 유리 천장이나 염색도 그저 지나가는 열풍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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