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일과 삶]브리지스톤코리아 사노 도모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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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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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지사 근무 8년… 테니스가 큰 힘 됐죠”

사노 도모야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이 1998년 동호회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사용한 테니스 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8년째 외국생활을하고 있는 사노 사장은 테니스를 치면 낯선 지역에서 쉽게 친구나 직원들을 사귀며 그들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어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노 도모야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이 1998년 동호회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사용한 테니스 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8년째 외국생활을하고 있는 사노 사장은 테니스를 치면 낯선 지역에서 쉽게 친구나 직원들을 사귀며 그들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어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노 도모야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43)의 사무실에는 오래된 테니스 라켓이 있다. 12년 전 동호회 테니스 대회에 참가해 우승할 당시 사용했던 라켓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브리지스톤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사노 사장은 자랑스럽게 그 라켓을 보여주며 “미국과 인도네시아를 거쳐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으로 한국에 올 때까지 항상 이 라켓을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브리지스톤코리아 직원 중에는 테니스를 칠 줄 아는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아쉽다는 그는 “나중에 신입사원을 뽑을 때에는 테니스를 칠 줄 아는 사람을 선발할 것”이라며 웃었다.

○ 윔블던 경기 보며 반한 테니스

사노 사장이 테니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 일본에서 인기를 끌던 ‘에이스를 노려라’라는 테니스 만화를 학교 친구에게 빌려 읽으면서부터다. 탁구부터 소프트볼까지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만화를 보면서 직접 테니스 라켓을 잡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학교에 다니면서는 윔블던 대회 등 실제 테니스 경기도 즐겨 봤다. 당시 활약하던 지미 코너스나 존 매켄로 같은 테니스 선수들이 우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다니던 학교에는 테니스부가 없었다.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대학에 입학해 테니스 동아리에 들어간 뒤부터다. 그는 “대학시절 친구와 함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테니스를 치기도 했을 정도로 그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그의 테니스 사랑은 이어졌다. 1992년 브리지스톤에 입사하면서 지바 현에서 도쿄로 올라온 뒤에도 테니스 클럽에 가입해 계속 운동을 했다.

그가 테니스를 치는 이유는 성취감 때문. 시작은 윔블던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의 멋진 모습에 반해서였지만 직접 테니스를 치다 보니 다른 매력들도 생겼다. 처음에는 서브 동작도 잘해내지 못했지만 어느덧 능숙하고 멋지게 서브를 넣을 수 있게 되자 ‘실력이 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를 세우고 연습하면서 성취감을 맛보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덤으로 친구들도 생겼다. 테니스 클럽에 나가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사노 사장은 “테니스가 좋아 2000년 미국으로 발령이 나기 전까지 일본에 있을 때에는 1년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테니스를 쳤다”고 말했다.

○ 테니스, 외국생활 적응의 훌륭한 도구

테니스는 외국 지사로 발령을 받은 그가 타지에서 적응을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사노 사장이 외국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00년 10월.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에 있는 브리지스톤아메리카에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로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2003년 일본 본사로 돌아와 아시아태평양지역 세일즈마케팅 디렉터로 일한 뒤 2007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브리지스톤인도네시아로 떠났다. 2008년 9월부터는 한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약 8년 동안 일본을 떠나 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 미국에 갈 때부터 항상 테니스 라켓을 들고 다녔다는 그는 “테니스는 어느 나라에서나 많은 사람이 즐긴다”며 “함께 운동을 하면 말은 통하지 않더라도 사람들과 공감하고 무엇인가를 공유할 수 있게 돼 국적이나 연령, 사회적 관계를 떠나 쉽게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쉽게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외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테니스를 치고 난 뒤에는 종종 대형마트나 동네슈퍼를 찾는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가 보이기 때문이다. “슈퍼를 찾으면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경험해 시야가 넓어져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져 외국인 사장으로서 현지 직원들과 조화를 이루는 데에도 도움이 되죠.”

오랜 외국생활을 통해 터득한 슈퍼마켓 투어와 테니스로 시야를 넓히고 경험도 늘린다는 사노 사장은 이제는 외국 생활이 주는 불편함보다는 즐거움이 더 많다고 한다.

○ 목표는 한국 타이어시장 ‘수입 브랜드 1위’

한국에서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새로운 외국 지사로 가고 싶다는 그의 목표는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 수입 타이어 브랜드 사이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사노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품질과 기술력을 한국시장에 알리면 수입 브랜드 사이에서 최고가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타이어 시장의 규모는 총 2410만 개(수입 브랜드 제외)로 전망된다. 브리지스톤은 현재 시장 점유율 5%대로 7∼8% 정도인 미쉐린에 이어 수입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22일 전남 영암에서 포뮬러원(F1) 대회가 열리는 것도 기회다. 브리지스톤은 2008년부터 F1 대회에 참가하는 차량에 독점으로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노 사장은 “많은 사람이 F1 대회를 보러 가 타이어도 한 번씩 봐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F1 대회가 5%대인 브리지스톤의 한국시장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사노 도모야 사장은
―1967년 일본 나고야 출생

―1986년 고가네고 졸업

―1990년 지바대 법학과 졸업

―1992년 브리지스톤 본사 입사

―2000년 브리지스톤아메리카 글로벌 마케팅 매니저

―2003년 브리지스톤 본사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마케팅 매니저

―2007년 브리지스톤인도네시아 판매 담당

―2008년 브리지스톤코리아 사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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