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 이영하 LG전자 가전본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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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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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세계최고깵 아직 배고프다

“이 정도 하는 걸 보고 잘한다니까 창피합니다.”

18일 LG전자의 경남 창원공장에서 만난 이 회사 HA(가전)사업본부장 이영하 사장(56·사진)은 “I am still hungry(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라고 말했다. 최대 경쟁업체인 미국 월풀 영업이익률의 2배가 돼야 성에 찰 것 같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가전 부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7%로 세계 최고 수준. 경쟁사인 글로벌 가전 업체인 월풀(6.5%)과 일렉트로룩스(4.8%)의 영업이익률을 압도했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올해 상반기에 LG전자보다 각각 약 2배와 1.5배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실제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은 월풀 5억7200만 달러, 일렉트로룩스 3억2700만 달러, LG전자는 3억4000만 달러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완제품을 만들어 팔면서 7.7%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은 놀라운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런 성과는 최근 LG전자의 TV와 휴대전화 부문이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이룬 것이어서 더욱 빛나고 있다. 이 사장은 “가전은 항상 꾸준했다”고 말했다.

좋은 실적은 올해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북미와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진짜 공신은 창원공장의 ‘평준화 생산시스템’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평준화 생산시스템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모델별로 하루에 팔리는 만큼만 생산하는 무재고 생산시스템이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공장을 벤치마킹해서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창원공장이지만 이런 측면에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입사 후 주로 창원공장에서 근무한 이 사장은 2004년 이후 LG전자 가전 부문의 수장(首長)을 맡고 있다. LG전자의 현 본부장 중 최장수다. 이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 신봉자다.

“가전 디자인의 생명은 2년입니다. 하지만 원천 기술은 오래갑니다. 세탁기의 ‘다이렉트 드라이브’ 기술, 냉장고의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 진공청소기의 먼지 압축 기술이 앞으로 LG전자 가전을 이끌어 갈 겁니다.”

이 사장은 앞으로 냉장고와 세탁기는 물론 오븐과 식기세척기, 건조기 분야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기, 이온수기 등의 헬스케어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앞으로 가전은 ‘디지털’과 ‘스마트’가 강조될 것이기 때문에 전자 산업을 기본으로 하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이 사장은 전망했다.

창원=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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