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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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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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좇지않는 투자가 장기수익률 1등 비결”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투자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단순하고 명료한 펀드 라인업을 구축해 진득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KB자산운용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투자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단순하고 명료한 펀드 라인업을 구축해 진득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KB자산운용
5000억 이상 운용사 중 3년 수익률 1위 질주
“10년 뒤의 주력상품도 현재 펀드 라인업 유지”


“벼락치기로 모의고사만 잘 보면 뭐합니까. 꾸준히 공부해 수능시험을 잘 쳐야죠.”

올해 자산운용업계는 주식형펀드에서 썰물처럼 돈이 빠져나가 몸살을 겪었다. 하지만 KB자산운용에는 연초 이후 3600억 원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이 8일 기자와 만나 밝힌 비결은 단순했다. 그는 “3개월, 6개월 내에 성과를 못 내도 1년 수익률이 꾸준히 상위권에 들면 장기 수익률에선 1등을 할 수 있다”며 “단기 유행을 좇아 움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우량한 회사를 골라 진득하게 투자한 것을 투자자들이 알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설정액 5000억 원 이상 자산운용사 가운데 1년, 2년 수익률에선 2위, 3년 수익률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펀드 환매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조 사장은 “펀드 실망, 펀드 무용론 분위기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3년 정도 투자하면 대부분 양호한 수익을 거둔다는 것을 데이터에 근거해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업계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름만으론 어디에 투자하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펀드, 유행에 따라 양산되는 펀드가 너무 많다”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성장형, 가치형, 혼합형의 세 가지 유형으로 단순하게 운용한다”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성장주 중심의 ‘KB그로스포커스펀드’, 가치주 중심의 ‘KB밸류포커스펀드’, 혼합형인 ‘KB코리아스타펀드’의 삼총사로 주식형펀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투자자들이 펀드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KB신광개토펀드’를 ‘KB코리아스타펀드’로, ‘KB스타레드성장펀드’를 ‘KB그로스포커스펀드’로 이름을 바꾼 것. 여기에 업종 대표주 펀드 등 몇 가지 스타일의 펀드를 추가했다.

조 사장은 “다음 달 배당주펀드를 마지막으로 신상품을 내놓지 않을 생각”이라며 “우리는 10년 뒤에도 현재의 펀드 라인업을 주력상품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슷비슷한 펀드를 이름만 바꿔 다시 내놓거나 특정 펀드가 잘된다고 2호, 3호 식으로 만들지 않겠다”며 “단맛을 기대하고 산 초코파이에서 신맛이 나면 소비자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향후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환율도 수출기업에 유리해 앞으로 2, 3년은 한국 기업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며 “일본과는 기술력이 대등하지만 가격경쟁력이 앞서고 중국은 한국을 따라오기 힘든 ‘역샌드위치’ 상황이 몇 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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