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신윤태 한국시세이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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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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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1위 시세이도, 이제야 ‘한국여성’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만 10위권… 소비자와의 소통 부족
한국형 보습에센스 개발… 55개 매장 디자인 혁신

신윤태 한국 시세이도 대표는 2일 “여러 수입 화장품 브랜드 근무 경력이 있는 내가 시세이도에서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제품당 6개월 단위로 2년간 지속하는 품질 검사, 매달 0.2% 이하에 불과한 소비자 클레임 데이터를 보고
시세이도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신윤태 한국 시세이도 대표는 2일 “여러 수입 화장품 브랜드 근무 경력이 있는 내가 시세이도에서 무슨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제품당 6개월 단위로 2년간 지속하는 품질 검사, 매달 0.2% 이하에 불과한 소비자 클레임 데이터를 보고 시세이도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일본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資生堂)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독 한국에서만 빛을 보지 못했다. 일본을 비롯해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홍콩에서 시세이도의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1위지만 한국에선 10위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시세이도가 자존심 회복을 외치며 올해 한국에서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시세이도 사상 처음으로 한국 시장만을 위한 보습 에센스를 이르면 올가을에 출시하며 전국 55개 매장을 연내에 최신 디자인으로 새단장 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시세이도 블로그를 열고 올 하반기에는 색조 브랜드 ‘나스(NARS)’도 선보인다.

시세이도가 1997년 한국에 진입한 뒤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전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신윤태 한국 시세이도 대표(54)를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 시세이도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1년간 그는 한국시장에서 시세이도에 대한 평가, 브랜드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 총평이 ‘품질 좋고 믿을 만하지만 선뜻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는 아니다’였습니다. 시세이도의 기술력은 발군이지만 프레스티지 브랜드로 이미지 재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시세이도는 한국 진출 이후 시장반응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에다 한국의 시장상황이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여긴 것이다. 10년 넘게 이 상태가 이어지면서 시세이도는 점차 한국 시장 점유율을 잃어갔다.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한국은 겨울철이 무척 건조합니다. 수분 공급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남다르죠. 또 일본 여성들은 핑크 색조 메이크업을 선호하지만 한국 여성들은 자연스러운 옐로 톤을 좋아합니다. 한국 여성들은 일본과 달리 로션, 에센스, 크림을 챙겨 바르는 이도 많고요.”

신 대표는 취임 후 직원들에게 “일본 측에 한국시장 및 소비자의 차이점,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자”고 했다. 직원들은 “일본 본사에 말해봐야 안 된다고만 한다”고 주저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일본 본사에서 두 시장의 차이에 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일본 직원들은 “우리가 한국시장을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눈이 동그래졌다는 것.

지난달 말엔 일본에서 국제마케팅부 직원 7명이 거대한 샘플 보따리를 들고 한국 사무실을 찾아왔다. 유례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크림의 질감 등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알고 싶어 했다. 또 시세이도는 국가별 모델을 따로 잘 두지 않는 편이지만 올해 한국에는 배우 최지우를 모델로 쓰도록 했다. 마케팅 예산도 전년 대비 70%가량 늘렸다. 그는 “138년의 전통, 뛰어난 품질, ‘한순간도, 한평생도 아름답게’라는 시세이도의 명품 정신을 한국에 심겠다”고 말했다.

마스카라, 립스틱, 파운데이션까지 직접 써본다는 그는 1980년대 에스티로더, 아라미스 등을 한국에 처음 들여온 수입화장품 업계 1세대. 에르메네질도 제냐코리아 사장, 몽블랑 및 라프레리코리아 총책임자, 드비어스 다이아몬드 한국·홍콩 총책임자, 효성그룹 트레이딩 퍼포먼스 그룹 상무이사 등을 지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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