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GREEN]<2부>⑨이제는 친환경 커뮤니케이션―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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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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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땐 탄소량 계산… 화상회의로 年130억 절약

온실가스 줄이려 렌털車 이용
전자결재 도입해 종이도 아껴

올해 초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KT 본사에서 직원들이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덕에 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종이 낭비도 대폭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KT
올해 초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KT 본사에서 직원들이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덕에 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종이 낭비도 대폭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KT
《신규 그린 에너지원 확보, 태양광발전소 건립,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환경솔루션 개발…. 올해 2월 ‘그린 KT 그린 코리아’를 새로운 환경 비전으로 발표한 KT가 최근 이어온 행보다. KT는 2013년까지 최첨단 기술 개발을 통해 전체 매출액의 10%를 그린 비즈니스에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처럼 복잡하고 멀게 느껴지는 기술들만이 KT가 추구하는 친환경 경영의 전부는 아니다. 전국 470여 사옥에선 매일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가까운’ 친환경 캠페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 ‘탄소 발자국’ 줄이기


지난달 9일 기차를 타고 지방 출장을 다녀온 이우문 자산경영실 부장은 비용을 처리하기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로그인했다. 이 부장이 이동수단과 출발지, 경유지, 도착지 등을 입력하자 자동으로 자신이 이동한 거리와 함께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도 계산돼 나왔다.

KT는 올해 10월 사내 온라인 출장처리 시스템에 직원들의 탄소 발자국을 계산해주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기차나 비행기, 차량 등 이동수단과 함께 출발지, 도착지를 입력하면 탄소배출량이 자동으로 산정된다. 이 부장은 “이전에는 출장을 갈 때 몸이 편한 교통수단 위주로 선택했는데 발생하는 탄소량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최대한 ‘친환경 출장’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표삼수 기술전략실 사장은 “내년이면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시장이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KT는 2013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20% 줄여 이를 수익 창출 활동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차원에서 회사에서 이용하는 차량 관리도 까다로워졌다. 올해 5월 말 기준 KT가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차량은 총 7092대. 이 중 회사에서 보유한 차량은 3003대뿐이고 나머지 4089대는 모두 빌려서 쓰고 있다. 회사 예산으로 충분히 구매할 수 있지만 굳이 렌털 차량을 이용하는 목적은 온실가스 감축에 있다. KT에 따르면 차를 빌려 타서 절감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 한 해 동안만 총 1만269tCO₂. KT 여의도 사옥에서 1년간 배출한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치다. KT는 매년 일정 연수 이상 탄 노후 차량을 렌털 차량으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2007년 3556대이던 렌털 차량은 올해 5월 말 4089대로 15% 늘었다.

○ 환경보호 시작은 가까운 일상부터

KT에선 월요일 아침마다 열리는 각종 회의가 한 주의 친환경 캠페인을 시작하는 발걸음이기도 하다. KT는 올해 1월 사장실을 비롯해 본사·사업부서 임원실, 전국 42개 지역 마케팅실 및 법인, 네트워크운용단장실 등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각각 다른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한 공간으로 이동하는 데에 따른 탄소 배출을 줄이고 회의 자료로 출력하던 종이 낭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 실제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KT가 국내외 회의의 20%만 인터넷 화상회의로 대체해도 25만 t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53억 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위한 출장비용은 44억 원, 그에 따른 업무 생산성 향상은 40억 원에 이른다. 이석채 회장도 새벽에 시간을 맞춰 집무실에서 미국과 러시아, 몽골, 중국 등 각 대륙에 흩어져 있는 세계 지사장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한다.

화상회의와 함께 2월에는 사무실마다 ‘e-오피스 환경’을 구축했다. e-오피스 환경은 IT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디지털 사무공간을 의미한다. 전자결재 방식을 도입해 이전까지 모두 서류로 결재하던 문서들을 종이 없이도 공유하게 됐다. 결재가 끝난 문서들은 전자문서 형태로 관리할 수 있는 ‘e-캐비닛’에 담아 보관한다.

전국 KT 470여 사옥은 ‘에너지의 날’을 기념해 2007년과 2008년 8월 22일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캠페인에 동참했다.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에어컨을 끄고 오후 9시부터 5분간 전 사옥이 잠시 불을 껐다. 이 65분간 KT 직원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11t 줄이고 1억5000만 원가량을 아꼈다. KT 직원들은 내년 같은 날에도 소중한 65분을 보내기로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반송 우편물 10%만 줄여도 年57t 탄소 줄여▼
‘쿡 서비스’로 고객 주소 제휴사까지 일괄 수정


집 전화부터 인터넷까지, KT는 일반 소비자와도 가까이 있는 기업이다.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캠페인만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이 많고 효과적인 이유다.

KT는 올해 10월 고객 우편물의 정확한 배송을 관리해 주는 ‘쿡(QOOK) 주소변경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이사해서 바뀐 주소 정보를 홈페이지(www.ktmoving.com)에 등록하면 KT뿐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제휴사에도 일괄적으로 변경된 주소가 통보된다. 잘못 배송되는 우편물을 10%만 절감해도 연간 탄소 배출 57t을 줄일 수 있다는 데서 마련한 서비스다. 지난해 우정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잘못 배달되는 우편물은 연간 1억 통에 이른다. A4용지 한 장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는 2.88g. 우편물 1통에 A4용지 2장이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오배송 우편물로 576t의 탄소가 배출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등록된 제휴업체는 통신, 카드, 은행, 증권, 보험, 유통, 자동차, 항공, 대학동창회 등 50여 개다. KT는 고객 편의를 위해 연말까지 제휴 업체 수를 1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송영희 홈고객전략본부장은 “정확한 우편물 배달로 종이 낭비를 줄이고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도입한 ‘모바일 명세서’ 발송 서비스도 종이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 중 하나다. 2006년 2553만8000여 건이던 e메일 명세서 발송량은 지난해 e메일 명세서와 모바일 명세서를 합쳐 3571만1000건으로 늘었다.

재활용도 한 방법이다. KT는 중고 휴대전화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쓰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는 고객에겐 일정 금액의 전화기 구매 보조금을 지원한다. 반납한 중고 휴대전화는 전화를 분실한 고객의 임대폰 등으로 활용한다. 초고속인터넷 혹은 인터넷TV(IPTV) 모뎀도 물론 재활용 대상이다. KT는 서비스를 새로 신청하는 고객에게 모뎀을 임대해주고 서비스를 해지할 때 모뎀을 회수해 간다. 품질성능 테스트를 거쳐 더 사용할 수 있는 모뎀은 재활용한다. 지난 한 해 동안 회수된 모뎀은 총 117만1000개. 이 중 80%인 93만6000개가 재활용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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