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불규칙동사를 통해 본 마음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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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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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와 규칙/스티븐 핑거 지음·김한영 옮김/752쪽·2만 원·사이언스북스

불규칙 동사라는 단순한 소재를 바탕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음의 구조’를 탐색한 책이다. 저자는 “불규칙 동사에는 유전학 연구의 초파리처럼 작고 쉽게 번식하며, 눈부시게 복잡한 더 큰 현상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계 장치가 있다”면서 언어학과 뇌과학을 오가는 통섭이론을 펼친다.

촘스키는 “마음속에는 태어날 때부터 ‘보편문법’이 내장돼 있다”는 이론을 펼쳤다. 이에 반해 데이비드 러멜하트와 제임스 매클레랜드는 “언어는 인간이 태어난 후에 학습하고 기억한 단어들의 네트워크”라면서 패턴 연상망 기억 모형을 내세웠다. 저자는 이 사이에서 제3의 길인 ‘단어-규칙 이론’을 제시했다.

촘스키 주장대로라면 불규칙 굴절(예 go-goed가 아닌 go-went 변화)은 존재할 수 없고, 러멜하트 등의 모형에 따르면 불규칙 굴절은 지금보다 많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단어’를 기억하는 장치와 ‘규칙’을 내장하는 장치가 따로 있다는 새로운 이론을 펼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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