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시민의 공원, 시민이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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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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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 숲’ 개장식이 지난달 17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순서가 있었다. 시민들이 나무와 벤치를 서울시에 기증하는 행사를 벌인 것. 서울시 혼자 숲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

북서울 꿈의 숲에 설치된 벤치는 대부분 시민들이 기증했다. 이 숲의 나무 가운데 상당수도 시민들이 직접 심고 기증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이 직접 기금을 모아 나무와 벤치를 기증하자는 운동을 벌여 2억2000만 원을 모았다. 내 손으로 공원을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시민들의 꿈과 사연을 적어 나무나 벤치에 달아 놓았기 때문에 ‘꿈의 숲’이란 이름처럼 다양한 꿈을 읽어 볼 수도 있다.

북서울 꿈의 숲은 공원으로 지정만 하고, 민간이 놀이시설로 운영하던 곳을 새로운 공원으로 리모델링했다. 그동안 서울 강북지역에는 이런 대규모 공원이 거의 없었다. 북서울 꿈의 숲 개장으로 강북지역 주민들에게는 좋은 휴식처가 생겼다.

시민들은 도시에 많은 공원이 들어서길 희망한다. 삭막한 도시에 들어선 공원은 마음껏 숨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도시 공원은 정부가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예산이 부족하면 공원 조성은 어려웠다. 공원으로 지정만 하고, 공원으로 만들지 못한 곳이 전체 공원 가운데 약 65%에 이르는 이유다. 관련법에 따르면 도시 공원으로 지정한 뒤 10년 내에 공원을 만들지 못하면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

이제 공원으로 지정된 곳을 제대로 된 도시 공원으로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이 부족하면 시민들이 보태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서울숲은 시민들이 관리 운영에도 참여한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는 시민들이 운영하는 ‘센트럴파크 컨서번시(Central Park Conservancy)’라는 기구에 공원관리를 맡긴다. 관리와 운영에 참여하면 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이 높아져 더욱 아끼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는 시민 기부로 정부 예산을 절약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우리도 서울숲이나 북서울 꿈의 숲처럼 시민들과 함께 공원을 만드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볼 때다.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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