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크레디트]영화 관련 전문경호업체 ATSS 함상욱 팀장

  • 입력 2009년 8월 25일 03시 04분


“청룽부터 니컬러스 케이지, 톰 크루즈까지 제가 다 경호했죠.” 영화배우 전문 경호업체 ATSS의 함상욱 팀장. 김인정 인턴기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4년
“청룽부터 니컬러스 케이지, 톰 크루즈까지 제가 다 경호했죠.” 영화배우 전문 경호업체 ATSS의 함상욱 팀장. 김인정 인턴기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4년
영화 관련 전문경호업체 ATSS 함상욱 팀장
“보디가드는 기본… 시사회 ‘몰카’까지 잡아냅니다”

영화제 레드카펫, 내한 배우의 입국 현장, 시사회장 주위엔 그들이 있다.

ATSS는 영화 관련 경호를 전문으로 2000년 설립된 업체. 최근 할리우드 배우 내한과 지방 순회 무대인사가 잦아지면서 이들을 경호하는 일은 이 업체 소속 경호원 17명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 해외 영화 시사회장에서 영상의 사전 유출을 막는 것도 업무 중 하나다.

13년 경력의 함상욱 팀장(37)은 카메라 반입 금지용 검색대를 비롯한 영상 유출 방지 시스템을 처음 국내에 구축한 주인공. 그는 “시사회 때 스크린 옆에 특수 안경을 낀 경호원이 숨어 카메라로 영상을 찍는 관객을 찾아냈다”며 “두 겹으로 특수 설계한 가방에 카메라를 넣은 관객을 적발한 일도 있는데 흥미롭게도 한국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유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말했다.

청룽, 키아누 리브스 등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스타의 경호도 함 팀장이 도맡아왔다. 배우가 탄 비행기가 착륙해서 다시 이륙할 때까지 책임진다. 이런 스타 한 명에 드는 경호 인력은 120여 명. 그는 “배우들은 대부분 사전 계획을 바탕으로 주어진 동선을 최대한 활용해 쇼맨십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동선 안에서 돌발행동까지 최대한 연기처럼 소화해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배우는 올해 초 방한한 ‘작전명 발키리’의 주인공 톰 크루즈. “어떻게 하면 자기를 아낌없이 보여줄지 본능적으로 아는 배우 같았어요.”

청룽은 부산 영화제에서 소탈한 성격을 보였다. “차를 타고 가다 느닷없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거예요.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는데 직원들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런데 환한 표정으로 너스레를 떨면서 직원 전부를 팬으로 만드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더군요.”

배우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챙기는 일도 쉽지 않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휴 잭맨은 특식을 전용 용기에 넣어 식사 시간마다 챙겨먹었다. 함 팀장은 “할리우드 스타의 팬클럽에 가입해 그들의 취향을 예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사로부터 배우 경호의 뒷얘기로 책을 쓰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경호원의 임무는 의뢰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데서 그치지 않죠. 그들의 사생활도 경호의 대상입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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