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학교 갈 아이가 없어요” 초등생 42% 급감

  • 입력 2007년 9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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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 충북교육청, 2025년 시군구별 학령인구 첫 조사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전국 234개 시군구 중 전남 곡성군과 경북 군위군은 2025년이면 초중고교생이 현재의 15%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충남 아산시와 경기 광주시 등 일부 지역은 최근 개발 붐과 공단 입주 등으로 학생이 되레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본보가 교육인적자원부와 충북도교육청이 한국교원대에 의뢰해 마련한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용 계획 모형과 학교 운영 효율화 방안’ 연구 용역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교원대 연구팀은 인구 통계와 출산율, 전출입 추이, 취학률 등을 바탕으로 2005∼2025년 초등학생(6∼11세), 중학생(12∼14세), 고교생(15∼17세)의 학령인구를 1년 단위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전국 및 시도별 학령인구를 추산한 적은 있지만 234개 시군구별로 상세히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장기적으로 대학 정원 정책과 지역 아파트 가격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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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경북 군위 감소율 가장 높아

중학생 38%-고교생 28% 단계적 줄어

산업단지 아산은 오히려 30% 증가해

대구 - 울산 등 영남지역 대도시 감소 두드러져



▽20년 뒤, 초등학생 10명 중 4명 사라져=2005년 401만7603명이던 초등학생은 2025년에는 232만9367명으로 58%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줄고 시간차를 두고 중학생, 고교생으로 ‘도미노 현상’이 이어진다.

중학생은 2005년 206만3876명에서 2025년 128만4970명(62.3%), 고교생도 같은 기간 183만9810명에서 132만5686명(72.1%)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에는 초등학생은 126개, 중학생은 116개, 고교생은 103개 시군구에서 학생이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전남은 33.5%로 감소 최고=전남의 초중고교생은 2005년 29만3170명에서 2025년 9만7511명(33.5%)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과 경북도 각각 40.8%와 43.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곡성군, 경북 군위군, 전북 정읍시, 강원 영월군, 경북 청송군 등은 대표적인 학령인구 급감 지역이다. 특히 곡성군과 군위군은 2025년에 초중고교생 모두 감소율 1, 2위를 기록했다.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는 학령인구가 2005년의 4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시군이 다른 지역보다 특히 많다. 초등학생이 급감하는 상위 20개 지역은 전남과 경북이 각각 5곳, 경남 3곳, 전북·충북·충남 각각 2곳, 강원 1곳 등이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농업 이외의 산업기반이 없고 △중소도시가 가깝고 △향후 개발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젊은층의 이농현상이 심하고 더 나은 교육여건을 찾아 인근 도시 등으로 떠나는 바람에 초등학생부터 학령인구가 줄어든다.

전라 경상지역은 지금도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웃돌아 대학 신입생 모집난이 극심한 곳이다.

▽산업단지·신도시는 학생 증가=충남 아산시와 천안시, 경기 광주시와 화성시, 인천 중구 등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산시는 2025년 초등학생이 2만831명(2005년의 129.5%)으로 늘어 증가폭이 가장 크다. 삼성 반도체공장이 위치해 주변 농촌지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인구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또 아산시와 천안시는 수도권 개발 규제지역이 아닌 데다 KTX로 수도권에 접근하기 쉬워 산업체 이전이 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경기 광주 용인 성남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양주 파주 화성 김포시는 신도시 개발로 주거지역이 확대되면서 학령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대도시 학생 크게 줄어=서울과 6개 광역시는 대도시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영남권 대도시는 학령인구가 일제히 줄어든다. 대구는 2005년 21만3181명인 초등학생이 2025년 10만5550명(49.5%)으로 급감해 7개 대도시 중 감소폭이 가장 크고 중고교생 감소율도 2위다.

울산은 2005년 5만4932명이던 중학생이 2025년에는 2만9021명(52.8%)으로 감소율이 가장 높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입자 대비 전출자가 계속 늘어 교육 기반 확충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단기적으로 학생이 급감하다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에는 초중고교생 모두 가장 많이 줄지만 2025년 초중생 감소 순위가 5위와 4위로 완화되는 것.

반면 광주는 2010년에 초중고교생 모두, 2015년에 중고교생의 감소율이 가장 낮다. 특히 고교생은 2005년 5만9944명에서 2025년에도 4만9303명(82.2%)으로 가장 적게 줄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 향후 대책은

2025년엔 2883곳이 초미니 학교

교원 수급 방안-대학 구조조정 필요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 100명 이하의 소규모 초중고교도 2005년 현재 336개교에서 2015년 825개교(2.4배), 2025년 2883개교(8.5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9개 도 지역은 7개 대도시보다 심각하다.

7개 대도시의 소규모 초등학교는 2005년 13개교에서 2025년 55개교로 4.2배 증가한다. 이에 비해 농촌지역이 많은 9개 도 지역은 2005년 174개교에서 2025년 1804개교로 9.6배나 늘어난다.

7개 대도시의 소규모 중고교 수는 큰 변화가 없지만 9개 도 지역의 중학교는 2005년 110개교에서 2025년 746개교로 6.7배 증가한다. 고교도 2005년 30개교에서 2025년에는 258개교로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전반적인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 조절 △학교 통합이나 신증설 △교사 및 행정인력 배치, 순환, 재교육 등에 대한 세밀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원대 연구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현재 학급당 35명인 학생 수를 20∼25명으로 낮추는 등 초등학교의 학급과 학교 규모에 대한 정책을 서두를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교육대와 사범대 교원양성기관 통폐합 및 정원 조정 등을 통해 장기적인 교원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교육부가 최근 교원정원 배정 기준을 학급당 교원 수에서 교사 1인당 학생 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강제적인 조정보다는 농산어촌은 학교가 지역 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획일적인 통폐합보다는 지역 문화센터로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가장 타격을 받을 곳은 대학이다. 2003학년도부터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초과하면서 현재도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많은 만큼 대학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통해 대학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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