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신데렐라 성공법칙

  • 입력 2006년 6월 2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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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성공법칙/캐리 브루서드 지음·박은주 옮김/324쪽·1만1000원·김영사

신데렐라는 가만히 앉아 왕자를 기다렸을까? 천만에. 계모가 시킨 빨래와 청소, 즉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마친 끝에 요정의 관심을 끌어 궁전 파티에 참석할 수 있었다.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를 위해 밥을 짓고 성실히 봉사한 덕에 죽음을 면했다. 소극적이었던 그레텔은 마녀를 화덕에 밀어 넣어 오빠인 헨젤을 구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운명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스스로 ‘해피 엔딩’을 만들어 냈다. 미국 홍보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21세기의 여성에게 직장은 동화 속 ‘궁전’이나 ‘난쟁이의 오두막’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신데렐라, 백설공주, 빨간 망토 소녀, 헨젤과 그레텔 등 10편의 고전 동화에서 직장 여성을 위한 교훈과 구체적 지침을 뽑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판 동화를 다시 썼다. 성공한 직장 여성의 모델 격인 박은주 김영사 사장이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심정”으로 직접 번역했다.

신데렐라가 하녀에서 왕자비로, 외로운 재투성이 소녀에서 사랑받는 신부로 변신한 것은 마음에 변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왕자가 키스 한 번으로 공주를 살린다는 결말은 디즈니 영화사가 만든 것. 실제 이야기에서는 일곱 난쟁이가 그녀를 살린다. 백설공주가 예뻐서가 아니라 그녀가 부지런했고 동료(난쟁이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그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충심에 불을 지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동어반복을 하지 않고 다양한 조언을 담은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는 신데렐라의 요정을 통해 멘터(조언자)를 구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늘 공주 옷차림이던 백설공주를 통해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옷차림을 설명한다. 부모에게 버림받는 헨젤과 그레텔을 빗대어 해고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을 조언하고, 길에서 두리번거리다 결국 늑대에게 잡아먹힌 빨간 망토 소녀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해 일하는 요령, 직장에서 성추행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조언은 매우 현실적이다. ‘나쁜 여자가 돼라’는 투의 식상한 레퍼토리를 반복하지 않는다. ‘잦은 야근은 무능력의 표시’ ‘당당히 아니라고 말하라’ 등 신세대형 처세서의 인기 있는 충고들과 역행한다. 되레 ‘칼퇴근하는 사람은 중역의 눈에 들지 못한다’(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을 알리라는 뜻), ‘불필요한 불평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원제 ‘From Cinderella To CEO’(2005년).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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