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도쿄]에너지절약 홍보 위해 ‘노타이 패션쇼’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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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의 한 쇼핑센터에서 열린 패션쇼 ‘쿨 아시아 2006’에 아시아 6개국 주일 대사들과 일본 정치인들이 자국의 여름철 전통의상을 입고 모델로 나섰다. 이 패션쇼는 여름철 냉방수요를 줄여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의 한 쇼핑센터에서 열린 패션쇼 ‘쿨 아시아 2006’에 아시아 6개국 주일 대사들과 일본 정치인들이 자국의 여름철 전통의상을 입고 모델로 나섰다. 이 패션쇼는 여름철 냉방수요를 줄여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일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국회에 출석했다.

반투명한 흰색 옷감에 파란색 굵은 줄무늬가 한 가닥 위아래로 그어진 수수한 디자인에 알로하셔츠와 차이나칼라를 조합한 느낌. 오키나와(沖繩)의 여름철 향토의상인 가리유시 차림이었다.

이런 ‘노(No)타이’ 패션이 일본의 정치 외교 경제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31일 도쿄(東京)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쿨 아시아(Cool Asia) 2006’이라는 이색 패션쇼가 열렸다.

아나운서 출신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환경상이 사회를 맡은 이날 행사에는 나종일 주일 한국대사를 비롯해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6개국의 주일대사가 자국의 여름철 전통의상을 입고 모델로 나섰다.

이어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재무상 등 차기 총리 유력 주자들이 노타이 정장차림으로 포즈를 취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패션 감각은 차기 총리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말한 터라 이들의 옷맵시 경쟁에는 특히 이목이 집중됐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평소 근엄한 정치인과 외교사절들이 어색한 자세로 멋쩍은 표정을 짓는 데 대해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쿨 아시아 2006’은 단순히 웃고 즐기자는 행사가 아니다.

일본 정부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름철에 노타이의 시원한 옷차림을 하는 대신 사무실 실내온도를 섭씨 28도로 유지하는 ‘쿨 비즈(Cool Biz)’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날 패션쇼는 쿨 비즈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를 더욱 높이고 아시아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한 야심작이다.

일본 정부는 쿨 비즈 정책이 일단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온실가스 감축효과는 1000만 가구가 1개월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에 해당하는 46만 t에 이른다는 것.

경제계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앞 다퉈 전용상품을 개발하고 유명 백화점들은 전용매장을 신설하고 있다. 쿨 비즈 시장은 지난해 920억 엔에서 올해 1500억 엔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고이즈미, 美 양원합동연설 거절”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거절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헨리 하이드 하원 외교위원장이 연설을 허용하는 대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중지 약속을 받으라고 데니스 해스터드 하원 의장에게 요구한 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일 관계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몇 차례 고이즈미 총리에게 연설을 요청했으며 이 중 한번은 토머스 시퍼 주일대사가 직접 연락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계에서 양원 합동회의 연설은 좀처럼 기회를 갖기 힘든 ‘격이 높은 행사’로 통한다.

일본 총리로는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적이 있으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적은 없다.

일본 외무성은 고이즈미 총리가 이런 명예로운 연설 기회를 왜 거절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연설 요청을 거절하면서 이유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달 말 재임 중 마지막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을 적극 지원한 그를 극진히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日금융상 “A급 전범 야스쿠니서 분사해야”

야스쿠니신사에서 A급 전범을 분사하자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제안이 잇따르는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현직 각료인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사진) 일본 금융경제재정상이 A급 전범 분사론을 제기했다.

그는 1일자 마이니치신문과의 회견에서 “왕족도, 정치가도, 유족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혼령을 위로했던 상황으로 돌릴 수 있는 곳은 야스쿠니신사뿐이다. A급 전범의 분사를 포함해 그 방식은 신사가 판단할 일”이라며 신사 측에 자발적인 분사 검토를 제안했다.

고이즈미 내각 각료가 A급 전범의 분사를 이렇게 분명한 어조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요사노 재정상은 또 “전몰자 추모나 위령은 중요한 일이지만 매년 8월 15일 일왕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식을 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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