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슈퍼대회전과 5일 대회전 성적은 각각 10위. 이에 대해 그는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이 정도면 잘한 것”이라고 웃은 뒤 “내일 회전은 내 주 종목이기 때문에 좀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부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까지 5차례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그가 2월 토리노행 티켓을 딸 수 있을지는 11일 결정된다. 이날 국제스키연맹(FIS)이 세계 랭킹을 발표하는데 여기서 500위 안에 들면 올림픽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그의 랭킹은 528위.
허승욱은 중학교 2학년 때인 1987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뒤 2004년 동계체전까지 17년간 1인자의 지위를 누렸다. 그때까지 동계체전에서 딴 금메달은 무려 41개. 하지만 그는 지난해 동계체전에선 강민혁(25·용평리조트)과 김형철(25·강원랜드)에게 간발의 차로 밀려 처음으로 금메달을 못 땄다.
세월의 무게를 느끼는 그가 다시 올림픽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
“대표팀을 나온 지는 6∼7년쯤 됐어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죠. 국제대회 출전은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아경기를 끝으로 접었죠. 그런데 대한스키협회에서 한번만 더 올림픽에 나가보라고 설득을 하더라고요. 제 실력이 줄어든 건 아니니까 욕심이 생겼죠.”
동계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은 국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대기록. 욕심을 낼만하다.
허승욱은 지난해 여름부터 하루 4시간씩 훈련하면서 본격적으로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8월부터는 뉴질랜드컵 등 4개 대회에 출전해 포인트를 쌓으며 FIS 랭킹도 끌어올렸다. 지산리조트 레이싱스쿨 운영까지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4월 태어난 첫아들 대현이의 얼굴도 거의 못 볼 정도로 바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 스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직도 후배들이 저하고 붙어 비슷비슷한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거죠.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야 돼요. 그래서 제가 정말 못 쫓아가겠네 하는 정도가 돼야죠.”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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