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日 ‘라르크 앙 시엘’ 첫 내한공연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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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어제 나 냉면 먹었어요. 여러분도 냉면 좋아해요?”

3일 오후 7시 일본 출신의 4인조 록 밴드 ‘라르크 앙 시엘’의 공연 도중 보컬 하이도가 갑자기 한국어로 ‘냉면’ 얘기를 꺼냈다. 관중은 “웬 냉면?”이라며 웃었고 이에 하이도는 “여러분들 냉면 먹어서 건강하군요”라고 말했다. ‘냉면’과 ‘라르크 앙 시엘’은 무슨 관계일까?

공연 전날 한국에 도착한 멤버들은 비빔냉면을 먹자마자 연방 ‘하하’거리며 입을 불었다. 또 그 날 저녁에는 일본 소속사인 소니BMG 측 인사들과 한국 소니BMG 사장과 술자리를 가졌다. 여기에서 한국 소속사 사장이 폭탄주를 돌리자 멤버들이 번쩍 손을 들며 “저희도 마실래요”라고 말했다. 또 공연 중에는 한국 팬들을 위해 한국어로 인사할 만큼 성의를 보여 주었다. 웬만한 단문은 외워서 했고 좀 긴 문장은 흰 종이를 꺼내 보며 말했다. 평소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라르크 앙 시엘’ 멤버들에게는 분명 ‘변화’였다.

단순히 공연만 하다 돌아가는 무성의한 가수들과 달리 이들은 한국 문화에 대해 적극적이었다. 매운 비빔냉면이나 폭탄주를 먹고 팬들에게 자랑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한국 팬들을 위해서 무뚝뚝한 30대 후반의 아찌(?)들이 애교 부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공연 재밌어요? 뎡말뎡말뎡말?”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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