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핸드볼 살리자’던 그 함성 어디로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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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청주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제85회 전국체전 핸드볼 여자일반부 창원경륜공단과 초당대의 8강전. 창원경륜공단이 29-22로 승리한 뒤 양 팀 선수들이 서로 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유는 이날 경기가 초당대 핸드볼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 초당대 김갑수(41) 감독은 “오늘 경기를 끝으로 우리 팀이 해체된다”며 “창원경륜공단에 초당대 졸업생 5명이 있어 해체의 아픔을 함께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당대 팀은 1998년 창단돼 2001년부터 3년간 전국대회 9관왕을 차지할 만큼 대학부에서 최강자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 주역 이정령 유지영 김정심 등 국가대표도 많이 배출했고 지금도 선수 16명 가운데 전수정(2년) 등 주니어 대표 4명이 있는 여자핸드볼의 산실.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학교 측이 핸드볼이 비인기종목이어서 홍보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올해 10월까지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한핸드볼협회 고병훈 사무국장은 “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핸드볼이 좋은 성적을 냈고 새로 실업팀(효명건설)도 생겨 좋은 분위기였는데 또 한 팀이 해체된다니 당황스럽다”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여자실업의 명문 광주시청, 알리안츠생명이 잇따라 해체됐고 전국체전 우승팀 제일화재마저 팀 운영을 포기하고 부산시체육회에 팀을 넘기는 바람에 존립 기반이 무너졌던 핸드볼. 여자핸드볼이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핸드볼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간 것일까.

청주=김성규기자 kimsk@d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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