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황태자 아닌 마당쇠

  • 입력 2004년 3월 22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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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의 황태자’, ‘귀공자’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프로농구 모비스 오토몬스의 우지원이다.

우지원은 연세대 재학시절 뛰어난 농구 실력과 곱상한 외모로 소녀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농구 스타.

그렇지만 프로 데뷔 이후 우지원의 행보는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대학 시절에는 센터 서장훈, 가드 이상민, 포워드 문경은 등 뛰어난 선수들과 같이 뛰며 자신의 특기인 3점슛의 기회만 살리면 되었지만 프로에서는 전과는 달랐다.

스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득점을 하기 어려웠고 몸싸움에 능하지 못해 돌파에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했던 것.

지난 1997년 대우 제우스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우지원은 SK빅스(현 전자랜드), 삼성 썬더스 등을 거쳐 지금의 모비스에 정착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대학 은사이자 소속팀 모비스의 지도자였던 최희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인해 자진 사퇴하면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우지원은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보다 더욱 열심히 자신을 채찍질 했고 지금은 팀의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 주득점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특기 3점슛은 물론이고 몸을 아끼지 않는 골밑 몸싸움까지 서슴지 않고 해내고 있다. 또 전에는 빈 자리에서 받아 먹기만 하던 경기 습관에서 벗어나 주위의 선수들을 이용한 영리한 움직임으로 슛찬스를 만들어내는 기량도 크게 성장했다.

그 증거로 우지원은 현재 프로농구 3점슛 부문에서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전자랜드의 문경은으로 164개를 성공시키고 있고 2위인 우지원이 158개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팀은 비록 최하위를 달리고 있지만 개인 타이틀이 탐이 나는 것은 누구라도 당연한 일.

이제 남은 경기는 3경기 6개 차이가 조금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비스는 이미 플레이오프가 좌절된 상태라 우지원에게 몰아주기가 가능하지만 전자랜드는 순위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한 선수를 위한 경기 내용은 어렵다.

어찌 보면 우지원에게 타이틀 경쟁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는 형국.

팀내에서도 정규리그 동안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해온 우지원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어 그의 3점슛 타이틀 수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우지원, 황태자도 좋고 마당쇠도 좋다.

지금처럼만 꾸준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계속 다가왔으면 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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