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라이프]발마사지 봉사 ‘양천 발사랑 참모임’

  • 입력 2004년 3월 14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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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 발사랑 참모임’ 창립회장 이재온씨(가운데)와 발 마사지로 건강을 찾은 뒤 봉사자로 활동하는 박종인씨(오른쪽)가 환한 표정으로 한 주민의 발과 손을 주물러주고 있다.   -이동영기자
‘양천 발사랑 참모임’ 창립회장 이재온씨(가운데)와 발 마사지로 건강을 찾은 뒤 봉사자로 활동하는 박종인씨(오른쪽)가 환한 표정으로 한 주민의 발과 손을 주물러주고 있다. -이동영기자
발은 왠지 남 앞에 내놓기 싫은 신체 부위지만 온몸의 각 기관과 연결된 혈관이 모여 있어 인체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이 발을 통해 이웃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양천구의 ‘양천 발사랑 참모임’ 소속 봉사자들이 그 주인공.

1998년 4월 출범한 이 모임은 발 마사지를 통해 건강을 찾은 창립 회장 이재온씨(52·여)가 대학동창인 현 회장 오길향씨와 함께 만들었다. 현재 봉사자들은 120여명.

매주 두 차례씩 10회 교육을 받으면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다. 이후에는 매주 한번씩 양천구자원봉사센터에서 노인 등을 대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뇌출혈을 경험한 노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남들 앞에 발을 내놓기를 꺼려하는 노인들도 있지만 자신의 발을 만져주는 봉사자의 정성 앞에서는 이내 마음의 문까지 열게 된다고 봉사자들은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발 마사지를 통해 건강을 되찾자 이를 이웃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중국과 독일에서 발 관리 과정을 수료한 뒤 참모임을 출범시켰다.

한 번 마사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30분. 크림을 바르고 지압봉으로 적정 부위를 알맞은 힘으로 마사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 각 부위는 신체 전체와 직접 연결돼 있어 알맞은 자극을 주면 전신 마사지 효과가 있다. 노인들은 마사지 효과 외에도 봉사자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98년부터 이곳을 찾고 있다는 김영자씨(57)는 “한결같이 돌봐주는 봉사자들께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발 마사지도 좋지만 말벗이 되어주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9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참모임을 알게 된 박종인씨(50)는 이 전 회장의 정성어린 봉사 덕분에 혼자 거동할 수 있게 되자 아예 봉사자로 나선 경우.

이 전 회장을 졸라 발 마사지를 배웠다. 남들은 2개월 정도면 수료할 것을 오른쪽 손발이 불편해 1년여가 걸렸다.

2001년 봉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씨는 누구보다 뇌출혈 환자의 불편함을 잘 알기 때문에 그를 찾는 단골 노인들이 많다.

박씨는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오히려 나를 찾아주는 노인들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넣어 족욕을 하는 것도 좋고, 발 마사지를 배우지 않았어도 가족끼리 서로의 발을 정성껏 주물러주면 된다”고 발 마사지법을 소개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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