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얼음을 깨고 그의 마음도 깨고…빙어낚시

  • 입력 2004년 1월 27일 17시 43분


코멘트
'아빠는 빙어 잡고, 우리는 썰매 타고.' 춘천호 신포리권에서 빙어낚시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빠는 빙어 잡고, 우리는 썰매 타고.' 춘천호 신포리권에서 빙어낚시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자∼떠∼나자, 빙어 잡으러.”

찬바람이 씽씽 부는 한겨울이라고 방 안에만 있다보면 짜증만 늘기 마련. 온 가족이 손잡고 빙판을 찾아 나서자. 얼음을 깨고 낚시대를 물에 드리우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손맛. 그 맛에 빠지다 보면 어느 새 추위는 저만큼 달아난다.

바야흐로 빙어 낚시 시즌이다.

○빙어도 잡고 썰매도 타고

추위가 찾아와야 활동을 시작하는 빙어는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 한국과 일본, 알류샨 열도, 사할린섬 등에서 서식하는 빙어는 떼를 지어 활동하기 때문에 잡기도 쉽고 맛도 좋아 겨울낚시 최고의 대상어로 꼽힌다.

특히 간단한 채비로 어린 아이들도 쉽게 고기를 낚을 수 있어 흥미 만점. 낚시가 지루하면 틈틈이 썰매를 타는 등 온 가족이 얼음판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해뜰무렵-해질무렵 많이 잡혀

빙어낚시는 견지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 소형 릴대나 길이 70cm내의 민낚시대로도 하지만 여성이나 어린이들에게는 견지대가 편하다.

6∼8개의 바늘이 달린 가지채비가 주로 쓰이는데 낚시터 주변 낚시점에서 1대에 1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다.

찌는 달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빙어의 입질을 빨리 확인하기 위해서는 찌를 달 필요가 있다. 미끼는 주로 구더기가 쓰인다. 가지채비의 바늘 마다 구더기를 2∼3마리씩 꿰고 물에 담근 뒤 위 아래로 낚시대를 움직이는 ‘고패질’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빙어는 무리를 지어 움직이기 때문에 한 구멍에서 입질이 없을 경우에는 장소를 옮기는 것도 요령. 특히 빙어는 해 뜰 무렵과 해 질 무렵에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 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조과를 올릴 수 있다.

○ 춘천호 소양호 파로호가 포인트

전국의 물 맑은 호수나 강에는 빙어가 서식한다. 그 중에서도 강원도의 춘천권과 인제권이 대표적인 빙어낚시 명소.

춘천호 주변 고탄리, 신포리, 원천리에 유료 낚시터가 있으며 소양호 신남선착장 주변도 유명하다.

또 파로호 양구와 파로호 화천 방면, 화천 산천어축제장도 빙어낚시를 즐길 만한 곳이다. 문의처는 인제군청(033-460-2082), 양구군청(033-481-2191), 화천군청(033-441-7575)

○ 얼음 두께 10센티 넘어야 안전

빙어낚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어른이 올라서서 쿵쿵 뛰어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얼음이 두껍게 얼어야 한다. 얼음 두께가 최소한 10cm를 넘어야 한다. 결빙이 아무리 잘 되었어도 기온이 갑자기 올라 얼음이 깨질 위험이 있으면 절대 낚시를 해서는 안된다.

소양호 신남리권은 보통 얼음 두께가 60cm 이상 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관리인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결빙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추운 날씨 속에서 견디려면 방한복 착용도 기본사항. 빙어 잡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얼음판 놀이를 즐긴다는 느긋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인제 빙어축제 30일부터▼

‘빙어천국, 겨울추억.’

제7회 인제빙어축제가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원 인제군 남면 신남선착장에서 열린다.

97년 시작된 인제빙어축제는 빙어를 소재로 펼쳐지는 국내 유일의 축제. 빙어낚시 뿐 아니라 얼음축구대회, 어린이썰매대회, 얼음장사씨름대회 등 각종 레포츠 행사와 널뛰기, 사물놀이, 통기타, 줄타기, 기린댄스 등 각종 공연이 어우러진 종합축제 한마당이다.

축제장에는 민속광장, 눈과 얼음마당, 먹거리마당 등이 마련돼 가족 단위 동반객들이 편하고 즐겁게 레포츠 활동과 겨울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빙어 낚시 도구는 현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축제 홍보담당자인 강희숙씨는 “이번 축제에는 가족빙어낚시대회가 추가되는 등 지난해보다 프로그램이 훨씬 다양해져 축제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군청 홈페이지(www.inje.gangwon.kr). 033-460-2081∼4

▼이렇게 먹으면 맛이 두배▼

‘작은 은어’로 불리는 빙어는 맛도 은어처럼 오이 맛이 나고 담백하다.

찬 물에서만 사는 빙어는 깨끗해 회로 먹는 게 보통.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야채 등에 싸먹으면 맛이 그만. 콩가루와 초고추장에 묻혀 야채와 함께 버무린 빙어무침도 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빙어도 기생충 감염이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되도록이면 조리를 해서 먹는 게 좋을 듯.

빙어튀김은 고소하면서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 조림을 해서 먹어도 빙어 특유의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