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역시 스타는 스타!"

  • 입력 2003년 2월 13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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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스타는 스타였다.

13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네덜란드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은 스타의 역할을 극명하게 드러낸 한판 대결.

5년전 98년 월드컵에서 당했던 0-5의 참패를 기억하고 있던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이렇다할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과 축축한 그라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던 한국은 로벤(19.아인트호벤)과 반 페르시옌(페예노르트)의 측면 공격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행이 실점하지 않은 한국팀이 반전에 나선 것은 후반전에 이천수(22.울산현대)가 투입된 후였다.

후반 7분 전재운(22.울산)과 교체투입된 이천수는 염색머리를 휘날리며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그를 지켜보는 사람은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 그리고 쿠엘류 신임 감독 등으로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투입됐다.

게다가 전반 내내 네덜란드의 힘에 밀렸던 상황.

투입과 동시에 이천수의 엔진은 가동됐다.

왼쪽에 자리잡은 이천수는 사이드 돌파를 시도, 수비수 한명을 제치면서 골라인까지 침투했다.

센터링 한 볼이 상대발에 걸리기는 했지만 침착성과 드리블 능력이 한껏 과시된 순간이었다.

잠시 뒤인 후반 11분.

네덜란드 문전에서 이천수의 오른발 터닝슛은 강하게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

이천수가 이러저리 수비수를 끌고다니며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휘집자 선취골의 찬스도 쉽게 만들어졌다.

이천수가 왼쪽에서 수비를 달고 중앙으로 이동한 순간 네덜란드의 왼쪽 수비라인에 구멍이 뚫렸고 이 자리에 손승준(21.수원)이 치고 들어와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정상적인 수비 포메이션이라면 당연히 수비수가 있던 자리지만 이천수가 자릴 옮긴 사이에 빈 공간이 만들어졌고 이 틈새를 파고든 결과였다.

공격수 한명이 상대진영을 휘집고 다니자 동료선수들의 자신감도 올라갔다.

이천수와 짝을 이룬 최태욱 역시 오른쪽을 수시로 돌파했고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수비라인이 측면에 몰린 사이 중앙에서 조재진(상무) 역시 과감한 플레이로 골문을 두드렸다.

한마디로 이천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였다.

이천수의 플레이는 팀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는데 그치지 않았다.

오는 4월경 히딩크의 아인트호벤 입단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병 로벤을 만난 이천수.

이날 완전치 않은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로벤을 압도할만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활발한 공격력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수비가담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로벤보다 앞서있음을 증명했다.

한마디로 이날 이천수의 플레이는 팀을 살리고 자신의 미래를 확인시킨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천수가 스타는 스타였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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