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세이]신학철/"마흔도 안됐는데 벌써 검버섯이?"

  • 입력 2003년 1월 20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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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C의원은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찾아왔다. 의정활동이 바쁘고 시간이 없어 얼굴에 무관심했는데 TV 화면에 비친 본인의 얼굴을 보고 이대로 있다간 다음 선거 때 낙선하겠다면서 너털웃음을 웃었다. 얼굴은 피곤에 지쳐 있었고 말 그대로 피부질환 백화점이었다. 점, 검버섯, 잡티, 주름, 칙칙한 피부 등 노화현상에 따른 피부질환은 거의 다 있었다.

레이저 치료를 받은 후 밝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고 꾸준히 피부를 가꾸도록 조언했다. 그 후 화면에 비친 그의 얼굴은 나이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탄력 있는 얼굴이었다.

육체적 나이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피부의 나이는 본인이 얼마만큼 가꾸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나이가 60세인 사람이 40대 후반의 피부를 가질 수 있고, 50세의 나이지만 60대의 피부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30대 후반부터 검버섯이 나타나기 시작해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을 당혹하게 한다. 이는 오존층의 파괴로 자외선의 양이 지구에 많이 도달하기 때문이다. 성층권 내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의 생명체를 자외선의 피해로부터 보호해 준다. 따라서 이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구의 생물은 마치 철판구이 위에 올라 있는 생선’ 같은 신세가 된다. 냉장고나 차량의 에어컨에 사용되는 프레온가스(CFCs)도 오존층을 파괴시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멜라닌 색소가 풍부한 동양인의 피부에 적당한 자외선은 유익하지만, 많은 양의 자외선은 피부에 좋지 않고 오히려 더 나쁘다. 검버섯, 잡티가 생기기도 하고 피부색이 칙칙하고 어두워지면서 주름이 심해지는 피부노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피부암을 일으킨다.

특히 검버섯은 주로 머리, 얼굴, 목, 다리에 생긴다. 특별히 가렵거나 아픈 자각증상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도 하고 사마귀 모양으로 돌출되기도 한다. 이 모두 레이저기기로 치료해 제거할 수 있으나 제거된 자리에 약간 검게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색소 침착도 없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치료 후에도 노화가 진행돼 검버섯이 다시 생기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한번 더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깨끗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

평소 피부관리를 잘함으로써 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도 있다.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골프 칠 때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은 필수적이다. 얼굴에 작은 점 하나 있어도 신경 쓰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얼굴에 검버섯 같은 피부질환이 생겨 깨끗하지 못하다면 인간관계에서 점차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얼굴 피부의 질환은 개인의 사회생활에 큰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50, 60대 이상 장노년층의 사회활동이 갈수록 왕성히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화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갖고 검버섯이 생기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피부를 관리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히 치료받는 게 노령화사회에 대비하는 지혜가 아니겠는가.

신학철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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