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기자의 건강세상]여드름 좀 말려줘

  • 입력 2003년 1월 19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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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축구 포르투갈전에서 그림같은 골을 터뜨리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얼싸 안겼던 박지성. 그가 마침내 스승이 감독으로 있는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선수복을 입었다.

그런데 TV 뉴스에 ‘초롱이’ 이영표와 함께 비친 박 선수의 얼굴은 트레이드마크인 여드름이 더욱 심해진 모습이었다.

박 선수는 현지에서 “차갑고 습한 날씨 때문에 피부 관리에 애로가 많다”며 “일단 로션이라도 듬뿍 발라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킨 로션이라면 몰라도 유분이 들어있는 로션을 쓰면 여드름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 누군가 박 선수를 ‘불타는 고구마’라고 표현했던데 ‘툭툭 튀는 숯덩이’가 될 수도 있다.

박지성뿐 아니라 요즘 청소년이나 젊은이 중에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가진단에 따라 스테로이드 연고를 무작정 바르거나 손으로 짜내다 악화되곤 한다.

여드름은 콩팥 위의 부신(副腎)에서 호르몬 안드로겐 생성→안드로겐이 피부의 기름샘을 자극→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진 기름이 털구멍을 막고→여기에 세균이 엉겨붙는 과정을 통해 생긴다. 털주머니(모낭)에 생기는 염증이라고 해서 의학적으로 모낭염이라고도 한다.

여드름은 유전적 요인에다 스트레스, 과음 등의 요인 때문에 생긴다.

박지성처럼 증세가 심하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제제나 벤졸퍼옥사이드 제제를 바르거나 항생제, 비타민A 유도체를 복용하며 소독 바늘이나 레이저로 여드름을 짜거나 제거한다.

박 선수처럼 증세가 심하면 화학약품이나 레이저 등으로 피부의 바깥부분을 살짝 벗겨내는 박피술(剝皮術)이나 약물을 여드름 흉터나 넓어진 털구멍 속에 주입하는 크로스요법 등을 받아 새살이 돋아나도록 해야 한다. 이 경우 치료가 한 달 이상 걸리므로 운동에 주력해야 할 박 선수로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치료를 못 받은 듯하다.

여드름으로 고민한다면 최소한 평소 생활습관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하루 두 번 이상 세척력이 강한 비누를 사용해서 얼굴을 씻는다. 살갗에 뽀송뽀송한 느낌이 남아 있으면 좋다. 유분이 많은 로션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여성은 짙은 화장을 피해야 한다. 얼굴을 자주 만지면 세균이 엉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당분과 지방질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곧바로 풀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증세 개선에 도움이 된다.

여드름은 지성(脂性)인 피부에서 많이 생기는데 박지성도 이름 그대로 지성인 듯하다.

사실 여드름이 없는 매끈한 박지성의 얼굴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여드름은 사람들의 자신감을 잃게 하고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혹여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치료 받기를 권한다.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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