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지구기행]日규슈 오이타현 유휴인-벳푸

  • 입력 2003년 1월 8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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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찾은 유후인의 긴린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호수의 수면에선 오리가 떼지어 놀고 있었다. 호수는 바닥에서 샘솟는 온천수 덕분에 사시사철 수온이 높다./오이타현=조성하기자
아침 일찍 찾은 유후인의 긴린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호수의 수면에선 오리가 떼지어 놀고 있었다. 호수는 바닥에서 샘솟는 온천수 덕분에 사시사철 수온이 높다./오이타현=조성하기자
《온천천국 일본에서 온천수 용출량 많기로는 벳푸(別府)와 유후인(湯布院), 오쿠히타가 으뜸. 이 중 벳푸 유후인은 오이타(大分)현에서도 이름난 온천명소로 벳푸는 규모와 명성, 유후인은 분위기에서 일본 최고다. 규슈의 온천향(鄕) 오이타 현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몸 담그면 시간도 멈춘다 ▼

유후인 나가사키(長崎)를 떠나 벳푸로 가는 길. 규슈 섬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는 셈이다. 험준한 산악의 연속. 동쪽 해안에 이르기 직전 유후인에 닿았다. ‘분고 후지’라고 불리는 유후다케(해발 1584m)를 비롯, 수많은 산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분지 안. 마을에 들어서니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파도소리 들리는 송림 우거진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온천찜질을 즐기는 여행자들. 섭씨 42도의 온천수가 스며들어 5분만 누워 있어도 온몸에서 땀이 솟는다.

그 이유는 곧 알게 된다. 건물은 모두 4층 이하. 30년 전부터 주민 스스로 제한(높이 14m 넓이 1000평)해온 노력의 결과다. 마을 중심은 유후인 역. 건축가의 작품답게 특색 있다. 역사의 실내에는 대합실 대신 미술관이 있다.

유후인의 거리. 낮은 지붕의 고풍스런 전통가옥이 줄지어 있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거리의 상점은 저마다 독특한 분위기로 장식돼 있다. 온 동네가 인사동 거리처럼 아기자기하다. 그런 마을길은 온종일 걸어도 지루하지 않다.

‘호젓 아늑 담백 차분’. 고품격의 마을 분위기는 곳곳에 자리잡은 갤러리(미술관)가 주도한다. 무려 100개가 넘는 미술관. 그 중 아르테지오(Artegio)를 찾았다. 기하학적 구조의 건물 안 첼로선율이 흐르는 전시장. 칸딘스키(1866∼1944·현대 추상미술 창시자 중 한사람)의 그림, 음악을 주제로 한 일본과 독일작가의 판화, 설치미술이 전시 중이었다.

갤러리 주인이 운영하는 전통 온천 료칸(旅館)인 산소 무라타(山莊 無量塔). 숲가 언덕에 있는 전통가옥을 리노베이션한 자그만 여관으로 안팎에서 우아함이 느껴진다. 독채형 객사에는 노텐부로(노천탕)와 정원이 있다. 타마노유(玉の湯)도 무라타와 함께 유후인 3대 료칸에 드는 곳. 전통미 짙은 건물이 인상적이다. 음식은 마을에서 생산된 축산및 농산물로 만든 것이다. 이 두 료칸의 숙식료(2인1실 기준· 아침 및 저녁식사포함)는 1인당 3만엔(30만원)∼6만엔(60만원). 보통 2만5000엔이면 최고급에 속하므로 비싼 편이지만 늘 객실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유후인에서는 서두를 일이 없다. 산책하듯 미술관과 카페에 들르고 온천욕을 즐기는 유유자적이 공식. 최고의 관광명품은 자연이다. 그 중 긴린코(金鱗湖)는 유후인의 얼굴격. 흘러드는 온천수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호수에서는 온천오리가 논다. 호숫가엔 카페 샤갈과 전통스타일의 남녀혼탕도 있다.

벳푸는 산 너머. 온통 억새와 풀로 노랗게 뒤덮인 투카하라 고원을 지난다. 산 너머 중산간 지대에 종합리조트 기지마(城島·해발 700m)가 있다. 골프장(18홀)과 놀이공원, 호텔을 갖춘 이곳엔 요즘 한국인 골퍼가 부쩍 늘었다. 놀이공원인 고라쿠엔(後樂園)은 롤러코스터 마니아의 천국이다. 미국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 것과 똑같은 목재구조의 1세대(목재구조물)부터 2세대(단순 회전) 3세대(복합 회전)가 모두 있다. 지하 2035m에서 퍼 올린 수온 93도의 온천수도 특별하다.

산아래 벳푸 시. 벳푸만을 사이에 두고 오이타 시와 마주보고 있다. 일본에서도 그 규모가 가장 큰 온천타운. 이 곳의 명물은 초대형호텔 스기노이와 지고쿠메라이(地獄巡禮)다. 산중턱의 스기노이 호텔 온천욕장은 통 유리창으로 벳푸시내와 바다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 지고쿠메라이는 일본내 총 11종의 온천수 가운데 10종이 솟는 벳푸의 특별한 볼거리. 파란 물의 우미지고쿠(海地獄), 빨간 물의 치노이케지고쿠(血の池地獄), 하얀 물의 시라이케지고쿠(白池地獄) 등등.

여기에 최근 하나가 추가됐다. 오니시보즈지고쿠(鬼石坊主地獄)다. 섭씨 90도의 잿빛 진흙탕 표면에서는 쉴 새 없이 공기방울이 피어올랐다 터진다. 순 원목의 노텐부로(노천탕)에서는 향긋한 나무 향을 맡으며 온천욕을 즐긴다.

온천 모래찜질을 체험할 수 있는 카이힌스나유(砂湯)도 놓칠 수 없는 명물. 시내에서 멀지 않은 바닷가에 있다. 온천수(온도 62.8도)가 스며든 모래 구덩이(섭씨 42도)에 몸을 묻고 누워 있으면(10∼15분) 온몸에서 땀이 펑펑 솟는다. 샤워 후 온천욕을 즐기는 코스

다다미방을 갖춘 이 집처럼 생긴 배가 야카타브네다. /오이타=조성하기자

▼'물의 나라'히타에서의 두가지 즐거움 ▼

오이타 현은 온천수 뿐 만 아니라 지하수도 수질 좋고 수량 많기로 소문난 고장. 그 가운데서도 과거 규슈의 경제중심지였던 히타는 ‘시쿄(水鄕) 히타’라 불리는 곳. 삿포로맥주의 신 규슈 공장과 세 개의 청주공장이 여기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터.

나가사키를 출발, 동북진 하다가 들어선 오이타 현. 가장 먼저 히타를 지난다. 험준한 산악에 둘러싸인 곳. 도시는 그 한가운데 평지에 있다. 그 가운데로 미구마 강이 흐른다.

강변의 온천여관 산요칸(山陽館)을 찾았다. 히타의 모든 온천 료칸(旅館)은 이 강변에 줄지어 있다.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날 저녁. 주인은 투숙객의 저녁식사를 방안이 아니라 배에 준비했다. 그 배는 로비 앞 계단 아래 여관전용 선착장에 있었고 집처럼 생긴 그 배 실내의 다다미방에는 일종의 연회식인 가이세키(懷石)요리로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다.

자리에 앉자 기모노 차림의 50대 여 종업원은 따뜻한 청주와 차가운 맥주, 그리고 회 게 등 술과 음식을 날랐다. 그동안 사공 두 명은 앞뒤에서 삿대로 배를 강심에 띄웠다. ‘야카타브네’(屋型船)라고 불리는 이 배를 타고 한 밤에 강상에서 즐기는 저녁식사는 알고 보니 물의 고장 히타의 명물. 한여름에는 온 강이 불 밝힌 야카타브네로 뒤덮여 장관을 연출한다.

이번엔 히타의 술 이야기다. 좋은 술은 좋은 물에서 나오는 법. 일본 전국에 공장을 아홉 개나 운영하는 일본 최초의 맥주회사 삿포로비어가 규슈에는 유일하게 히타에 공장을 세운 것만으로도 수향 히타의 명성은 증명된다. 히타 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중턱의 삼나무 숲 속. 맥주공장은 거기에 있다. 공장이름을 ‘비어 포리스트 힐’(Beer Forest Hill)이라고 지은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맥주박물관으로 꾸며진 공장 1층 로비. 맥주제조 공정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견학 프로그램은 한 시간 정도. 마지막 코스는 맥주 맛보기다. 독일식 비어홀, 영국식 펍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 바가 있고 거기서 신선한 생맥주를 따라 준다. 누구나 20분간 양껏 마실 수 있다. 1층에는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1899년 도쿄 긴자에 등장했던 최초의 비어홀이 재현돼 있고 지난 110년 간 생산된 모든 삿포로비어 제품이 전시돼 있다.

공원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산중턱 공장 앞 비어 포리스트 힐. 전망 좋은 자리에는 상가와 식당이 있다. ‘수향’답게 그 앞에는 냇물이 흐른다. 이 식당에서는 쇠고기 스테이크 등을 맥주와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오이타현(일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 오이타현

△홈페이지(한글) ①현청=www.pref.oita.jp/korean/index.html ②관광협회=www.we-love-oita.or.jp/kankou/korea/index.html △위치=규슈 북동부. 동편은 세토나이카이(內海)에 면함. 산과 바다, 고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철도 ①후쿠오카↔오이타(닛포혼센)=특급 니치린 소닉 시가이아 이용 2시간 △나가사키↔벳푸(나가사키혼센+규다이혼센)=특급 가모메로 출발해 도스(鳥栖)에서 규다이혼센으로 갈아탐. 4시간12분. 히타 유후인 오이타 경유. 시각표(일어)는 http://ekikara.jp에 있음. △직행버스(오이타 행)=후쿠오카(2시간15분) 나가사키(3시간45분)에서 출발. △문의=일본국제관광진흥회(www.jnto.go.jp)서울사무소 02-732-7525.

● 벳푸시

△외국인여행객수입협의회(http://welcometobeppu.com)=외국인 여행안내소(0977-23-1119) 운영. 벳푸 역에서 3분 거리의 프로센 빌딩 내. △‘My別府 Free’=여행자를 위한 버스 자유이용권. 카메노이 버스로 지정된 지역내 시한부 무제한 탑승한다. 와이드패스(1400엔)와 미니패스(900엔)가 있다. 미니패스로 갈 수 있는 곳은 지옥순례 유스호스텔 스기노이호텔 벳푸항 벳푸역 카이힌스나유 등 시내관광지. 와이드패스는 교외관광 시 요긴하게 쓰인다. 판매처는 벳푸역 여행안내소, 칸나와의 카메노이 버스터미널, 벳푸유스호스텔. △카메노이(龜の井) 정기관광버스 ①A코스(2시간 20분)=지옥 9개소(입장료 별도)를 순회하는 지고쿠메라이(地獄巡禮). ②B코스(4시간)=A코스+다카사키야마(야생원숭이공원)+마린팔레스(대형 수족관). ③C코스(3시간5분)=유노하나(오두막형 유황온천탕)+유후인(공상의 숲 미술관 민예촌 전망대산책로). △온천호텔 ①스기노이=객실 574개의 대규모로 한일정상회담 개최지. 유후다케 츠루미다케 등 산과 바다(벳푸만), 시내가 두루 조망되는 등 전망이 좋다. 실내워터파크 아쿠아비트도 있다. ②카메노이=90여 년 역사의 유서 깊은 온천호텔로. 벳푸 최고층(17층) 현대식 호텔로 객실(322개)은 모두 양식. △시영온천(www.city.beppu.oita.jp) ①카이힌스나유=해변에 위치한 천연모래 온천찜질, 780엔. ②다케가와라(竹瓦)온천=123년 역사의 전통스타일 온천탕(100엔). 온천수(섭씨 42도) 모래찜질탕(780엔) 운영. 벳푸역 근처. ③기타하마온천=바닷가의 스파리조트형 온천탕(500엔). 바다가 조망되는 야외 온천풀과 휴게소.

● 유후인

△홈페이지(일어)=www.yufuin.gr.jp △찾아가기 ①철도=JR특급으로 벳푸에서 1시간, 오이타에서 44분 소요. ②도로=벳푸에서 30㎞. 나가사키에서는 2시간 30분 소요. △관광안내소=유후인 역 구내에 있다. 숙박예약도 대행. 현지전화 0977-84-2446(이하 전화는 일본 현지번호) △전통스타일 최고급 료칸 ①산소 무라타(山莊 無量塔)=1박2식에 1인당(2인1실) 3만5000∼6만엔(35만∼60만원), 0977-84-5000 ¤타마노유(玉の湯)=1인당 3만엔 안팎. 0977-84-2158. △유노히라=소규모의 전통료칸과 온천탕(5개), 상점이 온천수 흐르는 돌바닥에 줄지어 들어선 온천골목. △자전거 렌털=유후인은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니면 좋다. 역에서 대여. △시탄유(온천탕)=긴린코 호반에 있는 자그만 남녀혼욕탕. 100엔.

◇히타

△홈페이지(영어 지원)=www.coara.or.jp/“hitacity △찾아가기 ¤철도=JR규다이혼센(특급)으로 오이타 1시간35분, 하카다 1시간20분 소요. JR규슈(www.jrkyushu.co.jp)참조. ¤도로=버스는 오이타에서 1시간 30분, 후쿠오카(텐진)에서 1시간20분 소요. △마메다마치(豆田町)=도쿠가와 막부시절 작은 에도라고 불렸던 상도(商都) 히타의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거리. △호텔 산요칸(山陽館)=www.bekkoame.ne.jp/“liverty/sanyo.htm(일어). 객실 44개의 강변온천호텔로 강안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노천탕이 있다. 0973-22-2140

오이타현(일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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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여행박사(www.japankyushu.co.kr)=△서울(02)730-6167△부산(051)442-1451△대구(053)421-9989 ②렛츠고재팬(www.letsgojapan.co.kr)=02-720-0331,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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