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사망]그는 자선활동에 인색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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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사업적으로 성공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자선사업에는 인색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제까지 공개된 잡스의 자선 활동이 그다지 많지 않으며 자선단체에내놓은 기부금도 이렇다 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그가 자선사업에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는 다르게 잡스는 재산의 최소 절반을 자선단체에 기부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의 회원도 아니며 공개적인 기부도 거의 없었다는 것.

실제 인디애나대학 자선센터가 집계하는 100만달러 이상 기부자 명단에 잡스의 이름은 빠져 있다.

잡스의 인색함은 지난 8월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기자이며 미국 금융위기를 다룬 소설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저자이기도 한 앤드루 로스 소킨의 인터넷 칼럼으로 이미 한차례 회자가 됐었다.

소킨은 당시 '스티브 잡스의 공개기부 관련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잡스가 천재이고 혁신가이며,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억만장자일 것"이라며 "하지만 놀랍게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유명 자선가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소킨은 잡스가 애플과 디즈니 주식 등을 포함해 83억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자선기금을 냈다는 공개기록이 없으며,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만든 '기빙 플레지'운동의 회원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잡스는 이 운동 가입 권유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심지어 그의 이름이 들어간 병원 건물이나 대학건물도 없다고 소킨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자선활동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의 칼럼니스트인 빈센트 슈텔레는 많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자신들만의 특징을 살려 사회를 돕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애플의 경우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잡스의 옹호자들은 눈에 보이는 활동이 없었다고 해서 잡스가 자선사업에 인색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옹호자들은 일단 잡스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이미 사회에 커다란 공헌을 한 셈이라고 말하고 있다.

옹호자들은 또한 기부활동이 기록으로 남지 않은 것은 잡스가 익명으로 기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잡스의 남은 재산 처리계획도 그가 죽고 한참이 지난 뒤에나 공개될 것이란 점도 잡스의 익명 기부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게 옹호자들의 주장이다.

록밴드 U2의 리드싱어이자 사회활동가인 보노는 애플이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운동에 매우 귀중한 역할을 했다면서 애플의 기여가 다른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고 옹호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드러난 자선활동이 없었던 것은 그가 너무 바쁘게 활동했기 때문이지 자선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난 1985년 애플에서 나온 잡스가 만들었던 '스티븐 P. 잡스 재단'에 참여했던마크 버밀리온은 잡스가 더 오래 살았다면 더 많은 공개적인 자선 활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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