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00 붕괴…美신용등급 강등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8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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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충격이 한국 증시를 강타했다.

8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비교적 안정적인 출발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급락, 순식간에 1,9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5%대의 폭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환.채권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겠으나 일정 기간 후에 반등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 외국인 매도로 코스피 급락

8일 국내 주식시장의 출발은 애초 우려보다는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7.18(1.40%) 내린 1,916.57로 시작했다. 지난 2~5일 2~3% 이상의 하락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지수는 오전 11시23분 1,900선 아래로 내려온데 이어 1,890선까지 떨어지는 등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코스닥은 5% 이상 급락했으며 패닉상태의 투매가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전 11시30분 현재 외국인은 1993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2일부터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외국인 매도세는 화학(-692억원), 운송장비(-595억원) 등 수출 업종에 집중됐다. 이는 수출 업종이 세계 경기침체의 타격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 큰 혼란은 없었다. 국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3틱 오른 103.85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일 국채선물 가격이 45틱 상승한 103.82에 장을 마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원ㆍ달러 환율도 비교적 차분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개장가는 1,072.40원으로 급등 조짐을 보이는 듯했으나 상승폭이 제한됐다.

◇ 증시 약세 언제까지 지속되나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코스피가 낙폭을 확대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닷새째, 개인은 이틀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기관의 매수 규모도 크지 않다.

그는 "1,900선 붕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이 공격적 매수에 나서고 있지 않는 점 등은 불안 요소"라며 "주가가 계속 빠지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실제 경제지표도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발표 후 주말을 지나면서 국내외적으로 금융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하지만 당분간 변동성은 굉장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P의 미국 신용등급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이나 무디스ㆍ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재검토 계획, 중국의 미국 국채에 대한 발언 등에 따라 금융시장은 또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일부 전문가 "증시하락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증시 약세가 추세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옵션 만기, 금통위 등 여러 이슈가 겹쳐 있는 이번 주가 3분기의 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코스피는 1,900~2,100으로 예상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좋아졌고 유럽중앙은행이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기로한 것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증시가 반등하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화학, 정유, 자동차부품, 기계 등 수출 대형주 위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8월이 지나면 반등할 것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반영되고 있던 이슈다. 미국 경제는 회복될 것이므로 시장이 안정되는 쪽에 배팅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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