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연설서 ‘대구’ 26번 언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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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민주운동 58주년 기념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촛불 혁명을 통해 국민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돌이켜 보면 그 까마득한 시작이 2·28 민주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2·28 민주운동 5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2·28 민주운동은 마치 들불처럼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번져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3·15 의거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자유당 독재와 부정선거에 저항해 일으킨 운동이다.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2·28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1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2·28 민주운동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연대와 협력의 힘”이라며 “그 연대와 협력의 바탕에는 2·28 민주운동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호 교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와 광주가 2·28 민주운동을 함께 기념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과 광주시장은 2013년 ‘달빛동맹 강화 교류협력 협약’ 체결 이후 2·28과 5·18 기념식에 함께 참석하고 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대구’를 26번 언급했고 ‘민주’를 24번, ‘국민’을 16번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28 민주운동 유공자들과의 오찬에서 “(대구가) 보수적인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과거 항일의병이 가장 활발한 곳이었고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며 “대구경북(TK)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발굴한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2·28 민주운동 기념탑 참배로 시작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구 지역 행보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아성인 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대구·경북·경남에서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졌다. 홍 대표는 한국당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을 직접 맡을 정도로 이 지역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각오다. 홍 대표는 최근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을 (여권에) 내주면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한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호남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2·28 민주운동, 부마항쟁 등 영남도 민주화운동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은 항상 강조해왔다”며 “민주당도 6월 지방선거에서 TK 지역에서의 계속된 열세를 이번에는 어떻게든 뒤집어보겠다는 각오가 크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 대통령#2·28 민주운동#대구#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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