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방사포에 맞서 ‘주한미군 심장부’ 다중 방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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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HAAD 평택 배치 추진]
현재 운용 PAC-3 요격고도 30km… 北 동시다발 도발에 대응 어려워
전작권 전환과 연계땐 논란 일듯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의 최우선 배치 장소로 검토 중인 경기 평택 미군기지는 주한미군의 ‘두뇌’이자 ‘심장부’가 될 곳이다.

미군기지 이전 사업계획에 따라 2016년 말까지 평택기지에는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미8군사령부 등 서울 용산 기지의 수뇌부는 물론이고 미2사단 사령부와 예하 부대 등 주한 미 지상군 주력부대가 집결한다. 자연히 북한이 대규모 도발에 나선다면 평택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올 들어 동해상으로 잇달아 시험발사한 사거리 200km 이상의 KN-09 신형 방사포와 신형 전술미사일을 휴전선 인근에서 발사하면 평택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군 관계자는 “개전 초기 북한은 주한미군 지휘부를 마비시키기 위해 평택기지를 생화학탄두를 탑재한 미사일과 방사포로 집중 타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실시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서도 평택과 오산 미 공군기지를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 대응방안이 집중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 미국은 두 기지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 수개 포대를 배치해 운용 중이다. 하지만 요격고도가 약 30km에 불과한 PAC-3 미사일로는 북한의 동시다발적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더 높은 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THAAD 배치로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미 국방부의 복안이다. 북한 미사일 공격을 더 빨리 포착해 제거하겠다는 얘기다.

한국 국방부는 지금까지 THAAD 도입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제의하면 어떤 식으로든 논의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THAAD의 한국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는 중국의 문제 제기로 한중 외교 관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도 쉽게 지나가기 어려운 문제다. 벌써부터 미국이 THAAD의 한국 배치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연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요구하는 한국과 THAAD 한국 배치를 요구한 미국이 서로 원하는 카드를 맞바꾸는 ‘빅딜(big deal)’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안·정성택 기자
#평택 미군기지#주한미군#고고도미사일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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