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건물 잔해로 모스크 재건…튀르키예가 보여준 ‘회복력 도시’

  • 동아일보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거리에 2023년 2월 강진 후 재건이 완료된 신축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안타키아=김윤진 기자 kyj@donga.com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거리에 2023년 2월 강진 후 재건이 완료된 신축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안타키아=김윤진 기자 kyj@donga.com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를 찾았다. 2023년 2월 튀르키예 남동부를 강타한 대규모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안타키아에는 재건의 흔적과 아직 남은 폐허가 공존했다. 새로 지은 건물들이 들어선 거리에는 아직 모래 먼지가 가득했다. 그러나 곳곳에 들어선 신축 건물, 거리를 활발히 오가는 시민들은 대형 재난을 겪은 도시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줬다.

튀르키예는 오는 11월 9~20일 유명 휴양 도시 안탈리아에서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개최한다. 튀르키예는 지진 복구 작업에서도 친(親)환경 방식을 적용할 수 있으며, 안타키아 등의 사례를 통해 이를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파티흐 투란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환경관리국장은 “이슬람 사원(모스크) 등을 재건할 때 지진 잔해에서 발견한 원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수를 농업용수로 전환하는 물 재활용 시설 등도 새로 정비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COP31 의장을 맡은 무랏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장관 또한 같은 날 동아일보 등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는 기후 위기와 재난이 구체적인 삶의 문제임을 몸소 배웠다. COP31이 추상적이거나 전문적인 논의에 그치지 않기 위해 ‘회복력 있는 도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 회복력(Urban Resilience)은 지진·감염병 같은 재난과 기후변화·빈곤 같은 만성적 위기에 도시가 버티고 회복하는 역량을 뜻한다. 쿠룸 장관은 “지진 피해 복구의 핵심은 단순히 건물을 다시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기억과 경험이 담긴 지역의 정체성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도 마찬가지다. 기후 위기는 결국 일상에 대한 문제이며, 개개인의 삶을 위기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무랏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장관 겸 COP31 의장이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열린 ‘COP 31 회복력 있는 도시로 향하는 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튀르키예 소통국 제공
무랏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장관 겸 COP31 의장이 9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열린 ‘COP 31 회복력 있는 도시로 향하는 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튀르키예 소통국 제공

튀르키예 당국, 주변국 고위 관계자, 유엔해비타트 등 국제기구·시민단체 연사들은 8∼9일 하타이에 모여 기후 재난 대응과 도시 회복력을 주제로 논의했다. 이들은 기후 재난 위험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가 기후 정책의 핵심 축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바바툰데 아혼시 튀르키예 주재 유엔 상주조정관은 “도시 회복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기후 투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COP31의 최우선 목표는 기후 정책 논의를 실질적 이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쿠룸 장관은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라고 말로 요구하긴 쉽지만, 국가별 경제 여건과 기술 수준의 차이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전기차를 예로 들었다. 개발도상국에서 전기차는 유지·관리 비용 문제로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쿠룸 장관은 “전기차가 더 저렴해진다면 자연스럽게 내연기관차에서 넘어갈 것이며, 이것이 기술 이전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쿠룸 장관은 COP31에서 개발은행과의 공조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기술 기반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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