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트럼프에 화답… “美서 AI 슈퍼컴 생산 700조원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5일 10시 58분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AP 뉴시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TSMC와 폭스콘 등 대만 기업과 손잡고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약 710조 원)를 투자해 미국에서 AI 하드웨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나온 발표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및 대중(對中)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1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AI 슈퍼컴퓨터를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에 최초로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TSMC와 함께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을 애리조나주에서, 슈퍼컴퓨터는 폭스콘, 위스트론과 손잡고 텍사스주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공간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텍사스에 짓고 있는 슈퍼컴퓨터 생산 공장은 12~15개월 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조 달러의 경제 안보가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반도체 품목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황 CEO가 4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만찬에 참석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AI 반도체 H20에 대한 대중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고 미 공영방송 NPR이 9일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하는 슈퍼팩 ‘MAGA’ 주최로 열린 마러라고 만찬에는 일인당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내고 기업가 등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투자 결정에 대해 “관세 덕분”이라며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효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 산업을 미국에 다시 끌고 오는 건 미국 근로자와 경제, 국가 안보에 이롭다”며 “가장 좋은 결과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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