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韓 총선…“尹 레임덕 직면” “정권 구심력 약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1일 0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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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한국 총선에서 개표 초반 여권의 패색이 짙게 나타나자 “임기를 3년 남긴 윤석열 정권의 향후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 시간)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시험대가 됐다”면서 “이제 윤 대통령은 그의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에 빠질 위협에 직면했다”고 내다봤다.

NYT는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이후 치러진 첫 총선”이라며 두 사람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의 열세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간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교 정책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국내 의제에서는 그의 실수와 여소야대 지형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도 이번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약화는 피할 수 없으며, 관계 개선이 진행 중인 한일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사히는 “윤석열 정권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서 일본에 지나치게 양보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있던 상황에서 야당이 이와 관련한 정권 비판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일본 NHK방송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시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강경하게 대처해온 윤 대통령의 태도는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한국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는 신념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하면서 야권이 의회에서 통제권을 확보했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난도 이번 총선에서 민의로 표출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총선 개표 전 보도에서 “총선 후보자들에 대한 하명식 수사, 언론 장악 등으로 인해 한국의 총선이 극도의 긴장 속에 진행됐다”며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이번 총선 결과에 달렸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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