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술책임자는 알바니아계… 美 ‘AI 브레인’ 된 이민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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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한경쟁 2.0]
이민자가 상위기업 65% 창업 기여
AI 대학원생 70%가 유학생
신속 비자 제공-이민법 개선 추진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36)는 알바니아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내전 속에 폭탄을 피해 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키버(38)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대학을 나온 인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설립을 주도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이 구글에 다니던 수츠키버 빼내기였다.

메타 수석과학자 얀 르쾽 뉴욕대 교수(63)는 프랑스인이고, 구글 인공지능(AI)을 주도하는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창업자는 영국인이다. 이렇게 현재 미국 AI 개발을 선도하는 ‘브레인’은 상당수가 이민자나 유학생 출신이다.

비영리단체 미국정책재단에 따르면 미 이민자들이 미국 내 상위 AI 기업 43개 중 28개 창업에 기여했고, 현재 AI 분야 대학원생의 70%가 해외 유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 행정부는 AI 인재가 일단 자국에 들어오면 미국에 남게 하기 위한 ‘AI 인재 싹쓸이’ 정책을 추진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행정명령’은 AI 규제로만 알려졌지만 적극적인 AI 인재 유치 명령도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국무장관과 국토안보장관은 △미국에서 AI 연구·업무·공부를 하려는 외국인 유치 지원 △행정명령 90일 이내에 AI 기술자에게 신속 비자 제공 규정 신설 △180일 이내에 AI 과학자나 스타트업 인력 및 가족에 대한 이민법 절차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세계 각국 언어로 ‘AI 전문가라면 미국에 거주할 수 있다’는 홍보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 AI 전문가를 위한 개정된 비자 제도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와 투자·경영이 동시에 가능한 미국식 산학 시스템이 미국에 인재를 남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로봇 AI 분야 창업자이자 석학으로 꼽히는 피터 애비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학부를 마친 벨기에 대학과의 지난해 인터뷰에서 “미국에 남을 생각이 처음에는 없었다”면서 “실리콘밸리에서 AI 최신 학문뿐 아니라 오픈AI 재직 시절 머스크 등 훌륭한 경영자들로부터 투자 유치 및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고 남은 이유를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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