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만의 방중 호주총리에 “올바른 길 들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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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갈등 전임 총리와 다른 행보
시진핑 만나 “中과 소통, 경제 협력”
習 “우물 판 사람 잊지 않아” 화답

호주 총리 미소로 맞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호주와 중국은 2018년 이후 경제, 안보 등에서 충돌해 왔지만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호주 총리 미소로 맞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호주와 중국은 2018년 이후 경제, 안보 등에서 충돌해 왔지만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2018년부터 경제, 외교 안보 등에서 중국과 전방위적으로 충돌했던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했다. 7일에는 리창(李强) 총리 등과 만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 “호주는 역내 다른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과 글로벌 경제와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와 중국 두 나라의 강력한 관계는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차이점이 발생하는 경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에서 이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양국 관계에 곡절이 있었지만 이를 풀어갈 소통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이에 “중국인들은 ‘물을 먹으면 우물 파는 사람을 잊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중국인들은 (고프) 휘틀럼 전 호주 총리의 50년 전 첫 공식 방중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휘틀럼 전 총리는 1971년 7월 당시 호주의 야당인 노동당 대표로서 파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1972년 총리에 취임해 양국 수교에 기여한 인물이다. 시 주석은 또 “이제 우리는 중국과 호주 관계의 새로운 50년을 열었다”면서 “양국 관계는 개선과 발전의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의 전임자이며 친미(親美) 성향인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2018년 5세대(5G) 통신망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배제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국 기원론을 주장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중국 또한 호주산 석탄, 와인, 쇠고기, 보리 등 10여 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경제 보복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고 중국이 석탄과 목재, 보리 등 일부 품목의 관세를 폐지하면서 관계 개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다만 앨버니지 총리의 태도 변화 또한 경제 분야에만 한정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보 측면에서 호주는 2020년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의체)’, 2021년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에 모두 가입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했다. 호주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5개국 정보 협의체 ‘파이브아이스’에도 속해 있다. 게다가 미국은 올 3월 2030년대 초까지 핵잠수함 3∼5대를 호주에 판매하기로 했다. 남태평양 곳곳에서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호주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정상회담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먼저 만나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호주총리#올바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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