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미·러 대치 속 가자지구 결의안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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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26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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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마련한 결의안 초안이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모두 부결됐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정식 휴전을 요구하지 않으며, 봉쇄된 가자지구에 절실히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군사행위의 일시 중단(humanitarian pause)을 촉구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 결의안은 하마스와 다른 테러집단의 극악무도한 공격을 명백히 규탄한다”고 설명했다.

이 결의안에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도 반대표를 냈고, 10개국은 찬성했으며 브라질과 모잠비크 등 2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최소 9국의 지지가 필요하며,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누구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은 그저 안보리의 결정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극도로 정치화된 (미국의) 결의안은 민간인을 구하는 게 아니라 중동 내에서 미국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도 같은 날 “즉각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완전히 존중받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따로 제출했으나 채택에 필요한 최소 표를 얻지 못했다.

러시아의 결의안 초안에는 러시아와 중국, UAE, 가봉만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과 영국은 반대했으며 미국의 우방인 프랑스와 일본 등 나머지 9개국은 기권했다.

두 결의안이 모두 부결되자 라사 누세이베 유엔 주재 UAE 대사는 “안보리가 가자지구의 심각한 상황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엔 안보리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26~27일 유엔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모든 회원국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총회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구속력이 없으나, 아랍권 국가들이 표결에 부칠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이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즉각적인 휴전과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지원이 도착할 수 있돌고 방해받지 않는 접근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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