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일본도 우체통이 비어간다…우편 사랑 시들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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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8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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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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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문화가 여전한 일본에서 ‘아날로그 상징’ 우편물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디지털 문화가 진화하면서 영원할 것 같던 일본의 우편 사랑도 식어가는 분위기다.

8일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우체국 운영사 일본우편이 전역에서 운영하는 우체통 17만5000여 개 가운데 4만3000여 개(25.1%)에 매달 담기는 우편물은 30통 이하다. 우체통 1개당 하루 우편물 1통도 접수되지 않는 셈이다. 이 중 6700여 개는 우편물이 한 달에 1통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금도 시청이나 구청 같은 관공서에서 우편으로 민원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세금 신고, 아동수당 신청, 마이넘버카드 신청 등도 서류를 작성해 반송봉투에 담아 우체통에 넣는다. 최근 들어 물가 인상 대처 보조금 신청에 인터넷 접수를 도입하는 등 조금씩 전산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반송봉투에 신청서를 담아 우체통에 넣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우편물 감소로 지난해 일본 우편사업은 246억 엔(약 222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1년 250억 통에 달한 일본 우편물 수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 150억 통으로 줄었다. 과거 주 수익원이던 종이 연하장 판매, 기업 서류 발송 사업 등이 디지털화로 위축되면서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일본 정부 기관이던 우체국은 우정 민영화 사업으로 2007년 주식회사로 출범했다. 한국과 비슷하게 우편 사업과 예금, 보험 등을 취급한다. 일본 전역에 있는 우체국은 올 8월 기준 2만3626곳으로 10년 새 607곳 줄었다. 한국 우체국은 지난해 기준 3367곳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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