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해상드론 공개됐다…사거리 800㎞·시속 80㎞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3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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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보도…우크라가 설계·생산, 개전 후 개발
폭발물 300㎏ 탑재…작고 날쌔 탐지·격추 어려워

이달 중순 러시아의 핵심 보급로 중 하나인 크름대교 공격에 사용된 우크라이나 해상드론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CNN은 비밀 호수 기슭에 자리잡은 우크라이나의 해상드론 시험 기지를 단독 취재했다면서 30일(현지시간) 드론 모습과 개발자 인터뷰 등을 보도했다.

이 해상드론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촬영은 엄격한 통제 하에 이뤄졌고, 기지 내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신원과 계급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된 해상드론은 길이 5m, 회갈색의 날렵한 선박 모양이었다. 폭이 넓은 카누와 비슷하다고 CNN은 묘사했다.

CNN이 확인한 드론은 무게가 최대 1000㎏에 달했다. 폭발물 탑재량은 최대 300㎏, 사거리는 800㎞, 최대 속도는 시속 80㎞라고 한다.

드론 조종사는 ‘상어’로 가고 싶다고 표현했다. 그의 앞엔 긴 검은색 하드쉘 서류가방이 놓였다. 그는 맞춤형 멀티 스크린 미션 컨트롤을 공개했는데 정교한 게임 센터와 같은 모습이었다. 가방 안엔 레버와 조이스틱, 모니터, 그리고 실수로 눌러서는 안 되는 버튼이 ‘폭발’이라고 적힌 덮개에 덮혀 있었다.

이 해상드론은 오롯이 우크라이나가 설계·생산했다.

익명을 요구한 드론 개발자는 “이 드론들은 완전히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것이다. 드론은 여기서 설계되고 그려지고 테스트된다”면서 “선체와 전자 장치, 소프트웨어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장비 생산의 50% 이상이 여기(우크라이나)에 있다”고 강조헀다.

개발자는 또 “해상드론에 대한 작업은 (지난해 2월) 개전 후에야 시작됐다”면서 “러시아라는 해양 국가에 대항할 수 있는 군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기존에 (대응할) 역량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만의 무언가를 개발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드론은 흑해와 크름반도에서 러시아를 공격·정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 소식통은 “이달 케르치해협 대교(크름대교)와 지난해 10월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항구 등 최소 2건의 공격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크름반도 앞바다에서 날아오는 총알을 뚫고 바다 위를 빠르게 항해하는 해상 드론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이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해군 호위함(프리깃함) 마카로프함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마카로프함은 지난해 4월 모스크바함 침몰 이후 흑해 함대 기함 역할을 해왔던 러시아 군함이다.

이달 17일엔 크름대교가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크름대교에 대한 두 번쨰 대규모 공격이었다. 이 공격으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경간 일부가 훼손되고 2명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9월15일까지 한 방향, 11월1일까지 양방향 통행을 재개할 계획이다.

더욱이 해상드론은 작은 데다, 빠르기까지 해 탐지 및 대응이 쉽지 않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홍보했다.

개발자는 “이렇게 작은 무인기를 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속도는 현재 흑해 지역의 어떤 해상 선박보다도 빠르다”고 말했다. CNN은 “크름대교를 공격한 드론이 어떻게 어둠 속에서 흑해를 건너 다리까지 탐지되지 않고 이동했는지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더 나아가 러시아 흑해 함대의 새로운 목표물을 노리고 있다.

개발자는 “러시아인들이 이런 유형의 장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들의 장비는 20세기의 것이고, 우리 장비는 21세기의 것이다. (러시아와의) 사이엔 100년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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