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도 지글지글…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주말 폭염 53.33도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7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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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경계지역 '퍼니스(벽난로) 크리크' 출입금지
최고기록 56.7도.. 110년 만에 불타는 폭염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장소로 오랫동안 악명이 높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데스 밸리가 일요일인 16일 (현지시간) 불타는 폭염으로 역대급 고온 기록을 경신했다고 AP통신이 미국 기상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바다주와의 경계선인 중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데스 밸리의 이 날 기온은 화씨 128도 (섭씨 53.33도)를 기록해 현지의 퍼니스(벽난로) 크리크의 이름에 걸맞는 폭염을 기록했다고 미 국립기상청은 밝혔다.

세계기상기구( WMO)의 랜디 체베르니 연구원에 따르면 퍼니스 크리크의 최고 기온 기록은 1913년 7월 1일의 134F (56.67도)해 이번의 110년 만의 폭염이 주목되고 있다. WMO는 기상관련 세계 기록을 승인하고 보관하는 기구이기도 하다.

지구 상에서 130F (54.44E도)를 넘은 고온기록은 몇 차례 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이 데스 밸리의 기록들이다.

WMO의 기록 담당 연구원인 체베르니는 A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라 그런 높은 고온 기록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기온과 더 잦은 극단적 폭염이 자주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고온 기록은 미 서부지역 상층 기류속에 초강력 고기압 기단이 몰려 오면서 주말의 ‘난로’ 폭염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데스 밸리의 기온 측정을 맡은 국립기상청 라스베이거스 지국의 매트 우즈 예보관은 “하루 동안의 고온 기록은 비교적 안전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이 날 미국을 강타한 극한 기후 현상은 이 곳의 폭염 만은 아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5일의 폭우로 돌발 홍수가 발생해 승용차들이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가면서 4명이 사망했다.

생후9개월 남아와 2살 여아를 포함한 다른 3명이 아직도 실종 상태이다.

버몬트 주에서는 며칠 도안 계속된 홍수와 큰 비로 대규모 산사태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기상당국이 경고했다.

데스 밸리의 폭염기록은 지난 달 남서부를 강타한 이른 폭염으로 수 십명이 죽고 난 뒤에 일어난 현상이어서 더욱 그 위력이 우려되고 있다.

과거 미국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기상재해와 사망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고 별로 걱정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더욱 강력하고 잦아진 폭염으로 사망자까지 속출해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기온이 42.2도를 기록한 로스앤젤레스 북부 랭커스터와 팜데일은 이러한 불볕더위가 약 2주 지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피닉스는 15일 기온이 43.3도를 기록하면서 16일 연속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넘어섰는데, 최장 기간 연속 세자릿수 기온 기록은 지난 1974년 수립된 18일 간이다. 국립기상청의 가브리엘 로헤로 예보관은 피닉스시가 11일 부터 옛 폭염 기후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의 폭염 기록은 미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이다. 유럽은 폭염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고 미국 북동부에 이어 인도, 일본, 중국, 한국까지 역대급 폭우와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5월과 6월도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폭염과 한 여름 기후로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2023년이 앞으로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한 해“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19세기 중반의 이상 기후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데스밸리는 2021년 7월에도 최고기온 54.4도를 기록해 지구상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곳으로 기록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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